국방부 사이버 여전사의 '이중 생활' 파워블로거 집념에 '덜미'

2013. 11. 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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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트위터서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사이버사 요원 이 중사

촘촘한 검색에 정치개입·은폐 의혹에 얼굴까지 들통

"사이버사령부 이 중사의 얼굴을 공개합니다."

유명 블로거가 정치개입성 트위터·블로그 활동을 펼쳐온 국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인의 활동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구글링(구글 검색)을 통해 현직 군인이 어떻게 교묘하게 온라인으로 정치활동을 해왔는지 밝혀지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는 1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 http://impeter.tistory.com)에 '사이버사령부 이 중사의 글을 공개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아이엠피터'는 이 글에서 "트위터 계정 @Spoon1212를 사용했던 인물이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밝혀졌다"며 "사이버사령부 요원 이모씨는 31살로 현역 육군 중사"라고 밝혔다. '아이엠피터'가 공개한 @Spoon1212의 홈화면을 보면, 7만7446명의 팔로워를 가진 이 중사는 자신을 '아들 하나, 딸 하나 두고 열심히 일하는 워킹맘'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아이엠피터는 트위터 @Spoon1212의 아이디를 추적해, 이 중사가 2002년 군 입대 뒤 8개월(훈련기간 등 포함)을 제외한 나머지를 심리전 업무만 담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중사는 'leesulbi0409'라는 아이디로 2008년 촛불집회 때 김지하 시인의 '좌익' 주장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고, 2009년엔 이상희 국방부장관이 국회에서 유승민 의원 등에게 혼쭐났다는 게시글에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저렇게 말할 입장이 되나요?'라며 이 장관을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아이엠피터는 "이 중사가 일반 군인이었다면 충분히 자기 생각을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2008년, 2009년 그녀는 현역군인으로 심리전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이것은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군대 내 심리전 업무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엠피터는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해 해군제독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군인권센터 주장을 '좌익'으로 몰고, '북한 대선 개입설'을 강조하고, 북한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비방하거나 NLL 관련 전쟁위협을 하고, 대선 뒤 박 대통령을 홍보하는 트윗글 등도 공개했다.

'아이엠피터'는 또 이 중사가 "SNS 마케팅을 하는 회사보다 더 SNS를 잘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중사가 2010년 사이버사령부가 창설되면서 블로그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며, 이 중사의 네이버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leesulbi0409/)와 티스토리 블로그( http://spoon1212.tistory.com/) 주소를 공개했다. 네이버 블로그 글은 전부가, 티스토리 블로그 글은 건강, 음식, 쇼핑, 음악을 제외한 군대, 북한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구글 검색결과를 보면, 정치성 짙은 글을 적잖이 올려왔음이 확인된다. 그는 "국방부는 이 중사가 개인적인 블로그를 운영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블로그를 네이버와 티스토리 두 개 이상 운영하는 블로거는 거의 없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주부가 새벽 3시7분, 3시 19분 두 차례나 MB를 홍보하는 '오빤(MB)스타일' 동영상을 올리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이엠피터'는 이 중사가 네이버 블로그 아이디와 동일한 'leesulbi0409'를 이용해 여러 문화방송(MBC) 사이트 등에서 활동한 사실도 밝혀냈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피디수첩' 게시판에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PD수첩에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으며 2009년엔 '특전사 이천 이전 반대' 등의 글도 올렸다고 지적했다. 또 이 중사가 스스로 여군이라며 올린, 정복을 입고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아이엠피터'는 이 중사에 대해 "그녀의 무서운 점은 일반 직장인처럼 '사장님'과 관련한 트윗을 올리거나, 아줌마, 워킹맘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의 트윗도 올렸다는 사실"이라며 "아이엠피터도 사실 그녀가 사이버사령부 요원이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녀의 트윗은 정치적인 내용보다는 직장인,워킹맘과 같은 개인 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중사가 주부이자 군인으로 개인적인 삶도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공개한 이유는 그녀가 올린 뻔뻔한 트윗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군 제독의 선거개입을 지적한 군인권센터를 좌익으로 몰더니 자신은 정치개입 활동을 했으며, 심지어 대선 기간 '군인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되어 있다'는 트윗글까지 올렸다는 것이다.

'아이엠피터'는 "다시는 이런 군인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도대체 그녀가 어떤 이유로 '호국보훈의 달'에 전투력 향상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떳떳한 엄마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블로그 전문 보기:

http://impeter.tistory.com/2323

*'아이엠피터'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는 정치시사 전문 블로그'를 지향하는 블로거로, 누리꾼 투표로 선정되는 '2012년 뷰 블로거' 대상과 '2011년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 개인부문 대상을 받는 등 파워블로거로 활동해오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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