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지율 80%?..경북도민일보 여론조사 50대 이상 응답자가 82%

2013. 10.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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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다'(77.5%)

'새누리당을 지지한다'(80.9%)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다'(83.7%)

보수적인 경상도에서 농담삼아 떠도는 말이 아니다. 실제 경북 포항지역 일간신문인 <경북도민일보>가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번 여론조사 대상 지역인 포항 남·울릉 선거구에서 제18대 총선(2008년) 당시 몰표를 받은 한나라당 이상득 후보도 69%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도 아니고,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율이 80%나 나올 수 있을까?

비밀이 밝혀졌다. 선거권을 가진 만19살 이상 주민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50대 이상에게 물은 비율이 전체의 82.1%(821명)나 됐기 때문이었다. 보수성향의 50대 이상을 대거 포함시키고, 보수성향이 약한 20~40대 유권자들을 배제한 것이다.

경상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이렇게 불공정한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대구지역 여론조사업체 ㄷ리서치 소장 박아무개(46)씨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고발했다. 또 이 여론조사업체로부터 불공정한 여론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보도한 <경북도민일보>에 대해서는 경고 조처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제108조)상 여론조사업체가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할 경우, 전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피조사자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만 19살 이상 선거권을 가진 주민들 가운데 실제 연령대별 분포 비율에 맞도록 여론조사 대상을 선정해야한다. 하지만 ㄷ리서치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50대 이상 선거구민을 80% 넘게 포함시켰다.

여론조사업체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언론사는 연령대 등 표본의 크기를 밝혀줘야만 한다.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나가되면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북도민일보>는 ㄷ리서치로부터 넘겨받은 여론조사 결과 자료를 확인하지 않고 14일치 신문 1면과 5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물론 여론조사에 참여한 피조사들의 연령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현재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에는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와 민주당 허대만 후보, 통합진보당 박신용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도민일보>는 이렇게 만들어진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이 후보들의 지지율이 각각 77.5%, 10.3%, 0.7%라고 보도했다. 이날 <경북도민일보>가 보도한 1면 머릿기사 첫 문장은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재선에서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였다. 기사 안에는 '새누리당 박 후보는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5면에 쓴 기사 제목은 '정당 지지도 새누리 80.9% 압도적'이었다.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많은 선거법 위반 사례가 있지만, 이 사건은 잘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위해 여론조사업체나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이런 여론조사를 했다는 정황은 나오지 않았고, 관련자들은 단순한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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