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참 세시네" 청와대·새누리, 진영 장관에 '험악'

2013. 9. 27. 19: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쿠키 정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사퇴를 표명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를 통해 즉각 반려하면서 여권이 한바탕 격랑에 휩쓸리고 있다. 진 장관이 기초연금을 둘러싼 여권 내부 노선투쟁 끝에 낙마했다는 분석에서부터 '계산된 독자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친박(親朴·친박근혜) 사이에서는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돌출행동"이라는 불만이 터졌다.

우선 복지 논쟁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설이 나온다. 진 장관이 희생양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대선 때부터 기초연금 논의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의원들에게서 이런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기초연금 지급액 산정 기준을 국민연금과 연계시키지 않는 최종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를 뒤집었고 진 장관은 사퇴를 택했다는 설이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국민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 정책위원회도 '연계하지 않는 방식'을 지지했고, 진 장관은 이를 고수했다. 박 대통령도 처음에는 수용 입장을 표명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바로 다음날 청와대로부터 '다시 연계하라'는 쪽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뒤 진 장관이 괴로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진 장관이 국민연금 가입자 탈퇴 우려를 놓고 입장을 달리한 청와대 고용·복지 및 경제수석실과의 싸움에서 밀려 어쩔 수 없이 사퇴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청와대와 친박 의원들은 이유가 어떻든 박 대통령이 복지 공약 수정을 연일 사과하고 있는 와중에 주무부처 장관이 사퇴한 것을 놓고 '무책임하다'는 반응이 많다. 청와대도 불쾌한 표정이다. 진 장관은 청와대가 물밑에서 거듭 만류했음에도 고집을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진 장관이 아주 독특한 분인 것 같다. 고집도 세다"고 말했다. 청와대 비서실은 진 장관의 사퇴 배경과 향후 대책 등을 담은 보고서를 일요일쯤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여권 일각에는 진 장관이 차기 서울시장 또는 원내대표 자리를 염두에 두고 '의도된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무상보육 문제를 놓고 여권과 서울시가 부딪히고 있어 복지 논란을 중심으로 진 장관과 박원순 시장 사이에 대립각이 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 장관 측 관계자는 "시장 출마는 장관 본인이 두 번이나 안 나온다는 뜻을 밝혔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는 아직 거론할 상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속으론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친박 의원들은 '복박(復朴·돌아온 친박)'이라고 불릴 만큼 대통령이 진 장관에게 여러 번 기회를 줬고 중책을 맡겼는데 오히려 누가 됐다며 험악한 기류가 흐른다. 지난해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을 당시 진 장관이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한 사연을 거론하며 '상습범'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인기기사

  • "국고보조금은 눈먼돈"… 막 퍼준 환경부
  • FA 추신수 몸값 1억달러+보라스 협상력
  • 경찰, 권은희 과장에 경고…권과장 "보고했다"
  • "파밍-스미싱 당황하셨죠?" 당국 뒤늦게 "대포통장 근절" 방패 꺼내
  • 국회 정무위원장·미방위 의원도 파밍·스미싱에 '깜짝'
  • 샐러리맨 신화 왜 잇따라 무너지나… 문어발식 몸집 불리기 '惡手'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