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金 회담록 파장>발언 폭로·녹취록 유출 '배신자' 찾는 새누리

김만용기자 2013. 6. 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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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보이지않는 '내부의 적'에 곤욕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유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을 놓고 민주당과 일합을 겨루고 있는 새누리당이 '내부의 적'과 싸움도 동시에 벌이고 있다. 당내 유력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의 발언이 내부의 누군가에 의해 전격 폭로되고 당 지도부는 발설자를 색출하느라 공력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구원(舊怨)을 바탕으로 엉뚱한 범인을 지목하는 해프닝이 잦아지고 있다. 당내에선 이 같은 모습이 오랫동안 친박계 실세 의원들 사이에서 일상화됐던 의심과 음해의 악습이 재연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보면서 당내에 동지적 단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부 자료나 발언을 언론에서 기사화하는 것을 빌미로 당 지도부가 범인을 색출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불만을 터뜨리는 의원들이 있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의 최고중진회의 발언 내용 공개가 이 같은 문제점을 함축한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발언이 통째로 공개된 것도 이상한 일이고, 발설자 색출 과정도 2류 드라마 같이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김 의원은 실제 비공개 회의석상의 발언이 공개되자 범인 색출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고 한다.

결국 당 지도부로부터 최초 유출자로 지목된 김재원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해명하는 과정이 언론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다른 친박계 의원 2명까지 김 의원 발언 확인자로 언급돼 곤욕을 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원박(원조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언급된 의원들을 보면 과거의 악연들이 상상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오랫동안 편치 않은 관계였다는 것은 친박계 내부에선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발언 확인자로 지목된 A 의원도 김무성 의원과 친박계 내의 라이벌 관계로 인식되면서 사이가 좋지 않고, A 의원과 함께 확인자로 지목된 친박계 B 전 의원 역시 색출작업을 벌였던 당 지도부 측과 원만한 관계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권영세 주중 대사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지인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이 민주당 쪽으로 유출된 것을 놓고도 '배신'을 한 해당 지인을 찾는 노력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별일도 아닐 수 있는 일을 개인적인 감정과 엮고 서로 의심하고, 비난하고,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는 듯하다"면서 "정치판이 너무 어린애 같은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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