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내가 종북좌파? 비열한 딱지붙이기"
신경민 수사결과에 "국정원 수사보고서 유출 간교하고 사악…원세훈 깃털, 최종 종착지는…"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검찰의 국정원 댓글 선거개입 사건 수사결과 국정원 직원엔 기소유예라는 면죄부를,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들엔 기소하려는 등 편파적이고 모순적인 태도를 나타낸 것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수사결과 발표 당일 수사발표문 주요 내용을 조선일보가 낱낱이 보도한 사건은 검찰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1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조선일보가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14일 아침 공소장 내용을 일일이 보도한 것과 관련해 "수사발표문은 58쪽짜리이며, 공소장은 훨씬 더 많은 분량인데 이것이 통째로 조선일보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쓸 수가 없는 기사"라며 "이는 기자의 취재능력으로는 불가능하며,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작동했다는 문제"라고 밝혔다.
검찰이 즉각 특별감찰에 들어간 데 대해서도 신 의원은 "통상 검찰이 청와대, 법무부, 국정원 등 해당기관에 수사결과 발표 직전에 내용을 다 보내주면서 자료에 번호까지 붙여놨을 것"이라며 "어느 곳에 전달했는지 그 경로를 찾아보겠지만, 밝혀내기는컨녕 짐작만 하고 끝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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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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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보고서 유출사건에 대해 신 의원은 "전체적인 사건의 본질은 아니지만 역으로 본질이 무엇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거에 비춰볼 때 이렇게 완벽하게 수사결과가 통째로 흘러나간 경우는 검찰 역사상 아주 드문 일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력과 언론의 이런 행태를 두고 신 의원은 "검찰이 자신의 부실한 수사내용을 흐리기 위해 특정 언론에 흘려 본질을 희석한 효과를 냈다"며 "이런 관행은 쉽게 안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결국 이는 검찰 수사와 댓글 사건의 본질을 비판하려는 사람들에게 냉소를 한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도 제대로 못하고, 엄청난 장애에 부닥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디선가 간교하고 사악한 짓을 누군가가 한 것으로 이번 사건은 검찰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수사마저 조작해 국기를 문란케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며 "검찰 수사의 막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번 국정원 댓글 사건을 두고 신 의원은 "최고의 악질은 김용판이었으며, 원세훈은 '범털(돈많고 지식수준이 높은 죄수)'이자 '깃털'에 불과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수사는 끝나지 않았으며, 너무나 미진했다. 법무부장관이 압력을 행사한 것도 문제지만, 수사가 기껏해야 30~40% 밖에 이뤄지지 않은 만큼 최종 종착지는 검찰이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이 사건의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새누리당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신 의원은 "이미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했으므로 이행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인데, 날짜 합의를 안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연작전을 쓰려는 것은 치졸한 전략이자,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것"이라며 "(여당으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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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왼쪽)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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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날 수사결과에 국정원이 종북좌파로 규정한 것으로 나왔던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는 14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수사결과 발표에 의하면 저는 제도권진입을 차단해야할 종북좌파였다"며 "우리 사회를 분열시켜 적대·증오하게 만드는 비열한 딱지붙이기가 정권의 중추에서 자행되고, 지금도 정권 차원에서 비호되고 있다는게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문 전 후보는 "이래놓고 일베를 어떻게 나무랄 수 있으랴"라며 "참여정부때 이뤄졌던 국정원과 경찰의 정치적중립이 어떻게 이토록 무너졌을까"라고 개탄했다.
문 전 후보는 "이 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처리만이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되살릴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하는 모양을 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법과 원칙이란 것은 이런 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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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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