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칼럼,"색누리당! 눈만뜨면 성추행하는 미친놈때문에 스트레스 팍팍"

정환보 기자 2013. 5.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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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에 동행했다 성추문으로 급거 귀국 후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과거에 쓴 칼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문화일보 논설실장을 지낸 이후 블로그 '칼럼세상' 대표로 있으면서 인터넷 언론 등에 기고한 칼럼이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윤 전 대변인은 지난해 총선 직후인 4월18일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 칼럼에서 그는 제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새누리당 소속 김형태 의원(현 무소속)을 징계·제명 처리하지 않는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인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사진 우측)윤 전 대변인은 이 칼럼에서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김 의원을)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형태 사건은 (논문표절 의혹이 불거진) 문대성 논란보다 더 악성적으로 민심을 분노 속에 빠뜨리고 있다. 탈당으로 땡 끝낸다?"며 즉시 제명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빠른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새누리당에는 '색누리당'이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윤 전 대변인은 칼럼에서 "박근혜가 미적미적 댄 이유와 배경은 훤히 보인다. 성폭행, 성추행범에 대해선 전자팔찌 채우는 법까지 만든 박근혜가 왜 우물쭈물?"이라며 "'친박 온정주의'에 빠져있어 판단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문제가 된 칼럼 전문.

<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대선 유력 주자라는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거듭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암으로 사망한 동생의 부인-제수를 성폭행하려했다는 제수 본인의 증언, 이게 터져 나온 게 총선 사흘 전. 당연히 박근혜의 입에 눈과 귀가 쏠렸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제수가 공개한 녹취록 파일, 김형태가 조카 앞에서 했다는 말들이다. "큰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어" "마지막 남녀관계까지는 안 갔다" 당장 녹취록의 대화 내용이 사이버 세상을 온통 도배해 나갔다.

그런데도? 세상이 '색누리당'으로 난리 쳐가던 8일 만인 16일에야 나온 박근혜의 첫 언급, '선(先)규명, 후(後)조치'. 기 막힌다. 판검사, 변호사가 차고 넘치는 새누리당은 그동안 도대체 뭐하고 있었는가! 총선이 끝나고 바로 당에서 진상조사에 나섰다 해도 5일이란 충분한 시간적 여유. 뭐, 진상규명하고 조치한다.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빈약하고 '저속도'인지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도 남는다.

진상조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목소리 들어보면 김형태 목소리인지 아닌지 모르는가! 새누리당엔 귀 밝은 사람 없나!

그러더니 TV조선이 17일 소리공학 전공 교수를 동원해 음성파일에 등장하는 남성의 목소리가 김형태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92~94%나 된다고 보도하고 나서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뒷북 둥둥 쳤다. 당 윤리위원회? 그게 무슨 징계할 힘이 있다고. 믿을 걸 갖고 기다려보라고 해야지. 거대 여당 새누리당이 종편방송보다 조직과 능력이 부족하다? 소리공학 전공 교수 한 명 동원해 확인해 볼 조직과 능력이 없다?

계속 부인했던 김형태, 오늘 자진 탈당 하겠다고 발표.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10일이 지나서야 자진 탈당하되 의원직은 유지하겠다? 그야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꼼수의 극치! 탈당한다 해도 '김형태'가 어디 가겠나? 국회에서 표결할 때 새누리당 편 들 것 뻔한데. 원내과반수 의석 깨뜨리지 않으려는 꼼수! 그런 꼼수를 국민이 눈치 채지 못할 거라고? 왜들 그러나?

박근혜가 미적미적 댄 이유와 배경은 훤히 보인다. 성폭행, 성추행범에 대해선 전자팔찌 채우는 법까지 만든 박근혜가 왜 우물쭈물?

첫째, '친박 온정주의'에 빠져있어 판단력을 잃었기 때문! 그토록 냉정하다는 박근혜가. 김형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언론특보 단장을 지냈고, 그 덕 때문인지 이번에 당선이 보장되는 포항에서 공천장 받아 당선됐다.

어이구, 내 새끼 하는 '친박 온정주의'가 역시 박근혜의 문제다. 친박이 아니면 끼어들 수 없는 철옹성! 이게 얼마나 무섭게 확인되고 있는지 김형태 사건은 그대로 보여준다. 박심(朴心)이 이 문제에 온정주의 쪽으로 치우쳐있다는 걸 귀신같이 파악하고 있는 주변에서 누가 박심을 거스르고 당장 조치 취하자고 나설 것인가!

둘째, 박근혜의 결단력이 빈약하기 때문! 박근혜 리더십이 갖고 있는 특유의 문제점은 자발적으로, 전광석화처럼 먼저 치고나가지 못하는 것. 감이 땅에 떨어질 때까지 한참이나 기다렸다가 뒤따라가는 식으로 대응한다.

신중한 건 물론 바람직하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건 별개의 문제다. 대표적인 경우가 천안함 폭침 때. 박근혜는 스스로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진상 조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엔 천안함 폭침의 주범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많다'고 증거 타령으로 갔다가 보수우파층이 노발대발 반발하고 나오자 증거가 나올 때 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번 김형태 사건에서도 '증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문대성의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서도 똑같이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교수 출신들로 꽉 찬 새누리당에서 문대성 논문이 표절인지 아닌지, 대빌인지 판단 못한다? 국민대가 발표할 때 까지 기다린다? 민심이 하루 멀다하고 푹푹 들끓어 오르는데도 증거 타령이나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

김형태 사건은 문대성 논란보다 더 악성적으로 민심을 분노 속에 빠뜨리고 있다. 탈당으로 땡 끝낸다?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된다.

김형태는 녹취록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다고 열흘 동안이나 그렇게 부인하더니 오늘에서야 "내 목소리가 맞다"고 시인했다. 정말 할 말 없게 한다.

새누리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 탈당했다 해서 여기에 멈추면 큰 일 난다. '색누리당' 이미지 때문에 대선 앞두고 고생깨나 하고 산통 다 깨질지도 모른다. 당장이라도 검찰에 고발해 진상 규명을 법의 손에 맡겨라! 진실로 확인되면 금배지를 반드시 떼도록 수단 방법 가리지 말라!.

<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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