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공공기관장 물갈이·민생 카드로 국면전환 나서

세계일보

[세계일보]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고삐를 고쳐쥐며 잇단 인사파동에 따른 청와대 책임론에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전 정권 낙하산 인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장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경제정책 활성화 방안의 본격 추진 등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하며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8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에다 고위공직 후보자의 잇단 낙마사태까지 겹쳐 '잃어버린 한달'을 보냈다"며 "이제 정권이 출범한다는 심정으로 '리스타트'(새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공약 주요 정책부터 공공기관 혁신까지 다양한 분야에 국정 쇄신 시동이 걸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청와대는 국정운영 방향을 다잡기 위해 각 수석실별로 비서관 등을 통해 분야별 최우선 정책 추진 현안과 이를 뒷받침할 아이디어를 낼 것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경제정책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 등 민생 회복과 경기침체 극복 방안이 담긴 새 정부 경제정책 청사진을 보고받았다.

박 대통령은 회의 모두에서 "우리 국민이나 기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기다려 왔던 회의"라며 "올해는 우선 경기 부진에 따라 서민경제 주름살을 펴는 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30일 예정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수석비서관 등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와 총·대선 공약 입법화 등에 대해 여당의 뒷받침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당·정·청 회의는 박근혜정부 철학을 공유하고 여러 공약의 추진에 있어 입법화나 예산확보 등과 관련한 당·정 간 '컨센서스(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경제정책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

박 대통령은 민생 행보 등 대국민 접촉면을 확대하는 데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를 한차례 한 것을 제외하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갖지 않았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임기 시작 8개월 후부터 거의 빠짐없이 격주 월요일 오전 라디오 연설을 했던 것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취임 후 정부조직법 처리 등에 발이 묶여 일부 공약수정 논란 등이 불거진 현안을 직접 국민에 설명하는 자리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MB맨들'의 공공기관장 물갈이도 확대되고 있다. 이명박정부 5년 동안 경제계에서 최고 실세로 꼽힌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에 이어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도 이날 사의를 표했다. 지난주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포함해 3번째 줄사퇴인 셈이다. 강 전 회장과 함께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MB인사'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물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잇단 인사파동에 대한 문책론, 박 대통령의 사과·유감 표명 가능성에 대해 청와대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김 대변인은 "유감 표명을 하냐, 안 하냐는 (현재 상황에서) 의미가 크지 않다"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민생을 챙기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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