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4년간 10兆 늘리고 다른 복지공약 축소
조선일보대통령직인수위가 21일 발표한 보건·복지 분야 정책 과제 중 몇 가지는 대선 공약과 달라졌다.
기초연금에 드는 예산이 새누리당 에서 계산한 4년간 30조여원(기존 예산 16조원+추가 예산 14조6672억원)보다 10조원 많은 40조원이 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면서 다른 복지 공약을 약간씩 축소한 것이 특징이다.
새누리당은 대선 과정에서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한다고 공약했다. 인수위는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월 4만~20만원씩 주기로 했다. 다만 소득 하위 70%이면서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에게만 공약대로 월 20만원씩 지급하고, 다른 노인들은 4만~20만원으로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모든' 노인이라는 공약은 지켰지만, 액수는 재정 형편을 고려해 축소한 것이다. 그런데도 당초 새누리당이 계산한 예산보다 4년간 10조원이 더 들 것이라는 추계가 나왔다.

↑ [조선일보]
4대 중증 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공약도 마찬가지다. 인수위는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 중 선택진료비·병실료를 제외하고 건강보험에 적용키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MRI·약값 등은 모두 건강보험에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선택진료비·병실료는 제도 개선위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제도로 고치겠다고 했다.
연간 병·의원에 내는 진료비(건강보험 적용분)가 소득에 따라 200만~400만원을 넘으면 초과액은 돌려주는 '본인 부담 상한제'도 고쳤다. 당초 공약은 현행 3단계(200만원·300만원·400만원) 상한제를 10단계 50만~500만원으로 고쳐 저소득층 부담 상한을 2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수위는 7단계(120만~500만원)로 바꾸어 저소득층의 최소 상한이 5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늘어났다. 공약대로 50만원으로 낮추면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환자들이 툭하면 병원에 가는 등 도덕적 해이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확대도 현행 참여수당 월 20만원, 연간 최대 7개월 기회 부여를 월 40만원, 12개월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월 30만~40만원, 10~12개월 기회 부여로 바꾸어 축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인수위의 기초연금안(案)은 저소득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살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월 20만원을 주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고, 국민연금 가입을 독려한 정부 정책도 일관성을 잃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이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사람들인데 이들에게 돈을 더 주는 것은 빈곤 해소라는 기초연금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재정도 문제다. 인수위는 내년 7월부터 2017년까지 재정이 40조원 정도 들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당장 임기 4년간은 감당할 수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 필요한 예산도 급속도로 늘어나 정권마다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들에게는 기초연금을 주지 않는 것이 제도 도입 취지에 맞는데, 이를 채택하지 않아 재원에 대한 '브레이크'가 없다는 것이다. 연평균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지방비 부담도 문제다. 시·군·구가 이런 예산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인 것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조선일보]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