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공약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 부담' 사실상 포기

최문선기자 2013. 2. 2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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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공약 일부 후퇴 논란한 발 빼고, 임플란트도 건보→단계적으로어물쩍, 검·경수사권 조정 "합리적 설계"통째 누락, 상설 특검·균형발전은 언급 없어

대통령직인수위가 21일 발표한 새 정부의 140대 국정과제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공약 중 일부가 누락되거나 두루뭉술하게 바뀐 내용이 들어 있어서 공약 후퇴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막대한 재원 때문에 실현 가능성 논란에 휩싸였던 복지 공약들 중 일부가 유보되거나 수정됐다. 인수위는 4대 중증질환(암ㆍ심장ㆍ뇌혈관ㆍ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비급여를 포함한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핵심 의료 공약을 사실상 포기했다. 인수위는 2016년까지 필수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만 100% 급여화하고,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등 비급여 대상은 실태 조사를 통해 환자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한 발 뺐다. 4대 중증질환의 경우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가 총진료비의 49%를 차지하며, 지금도 필수 의료서비스에 대해선 약 90%가 보장된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달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한다는 대선공약도 소득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여부에 따라 4만~20만원씩 지급하는 쪽으로 수정됐다. 또 대선 공약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 중 필요한 대상자를 기준으로 임플란트 건강보험을 지원한다"고 했다가 국정과제에서는 "2014년 75세 이상, 2015년 70세 이상, 2016년 65세 이상에게 단계적으로 급여화한다"고 밝혀 65~75세 노인들에 대한 적용 시기를 사실상 미뤘다.

또 인수위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합리적 국가 수사 시스템 설계'라고만 언급하고 넘어갔다. 검찰의 직접 수사기능 축소와 경찰 수사의 원칙적 독립성 인정 등을 약속했던 대선 공약에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군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한다는 공약의 경우 "단축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단서가 붙어 임기 내 실현이 불투명해졌다.

국회와 정당 등 정치개혁 분야 공약과 지역별 균형발전 공약은 국정과제에서 통째로 빠졌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위한 상설특검제 도입 공약,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및 장관 인사권 보장 공약 등이 누락됐다. 강석훈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지역 공약은 각 국무위원 후보자들에게 전달될 업무 인수인계 보고서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새로 지정된 국정과제들도 있다. 박 당선인이 전ㆍ현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공공기관장 선임 시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최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안보 강화 필요성을 의식한 듯 국방예산 증액과 북한 미사일 선제 타격 시스템(킬 체인) 구축 등이 포함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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