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朴성공, 모두에게 좋은 일..여의도 근처도 안갈 것"

조선닷컴 입력 2013. 2. 4. 10:35 수정 2013. 2. 4. 14: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밖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로 대선 기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스스로 이야기한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임기 내에 이루지 못한다면 나라 전체가 5년 뒤 또다시 '좌빨'이니 '포퓰리즘'이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에 빠져들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4일 보도했다.

조 교수는 18대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선 때문에 연기한 '묵언안거(默言安居)'에 들어갑니다. SNS 활동 및 언론 노출 일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 교수는 2일 진행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당선인에게 "보수적 개혁을 강화해 복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을 요청했다.

조 교수는 "박 당선인이 (선거 때) 밝힌 정도의 복지 개혁을 실현하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본다"라며 "보수적 복지국가가 이뤄진 다음에 또 한 번의 새로운 논쟁과 멋진 대결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의 총체적 능력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하는데 윤창중ㆍ이동흡ㆍ김용준 인선을 보면 걱정"이라며 "야구로 보자면 3자 삼진 아웃이다. 1번, 2번, 3번을 최정예 선수로 내보내야 하는데 함량 미달이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박 당선인의 문제가 뭐라고 보나'라는 질문에 "어떤 사람의 의견을 듣고 저 세 '타자'를 뽑았는지 여당 의원들도, 언론도 잘 모른다"며 "그럼 본인(만)의 데이터베이스나 수첩, 파일이 있거나, 십수 년 된 비서진의 의견만 듣는 것인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의사결정구조 자체가 어떻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 식이라고 볼 수 있다"며 "1970년대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원화되고 언론자유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아버지처럼 몇십 년 할 수도 없다. 자기는 5년밖에 못 한다"고 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5년 뒤 어떤 대통령으로 남기를 원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보수적 복지국가의 주춧돌을 놓은 사람이냐, 아니면 단순히 아버지의 딸이었느냐 선택해야 한다"면서 "아버지는 독재를 했지만 복지 측면에서 의료 개혁을 한 점은 기억된다. 아버지의 모자랐던 반쪽을 채워주려는 열망이 있을 거라고 본다. 박 당선인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아버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박 당선인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왜 그런 머리 모양을 고수할까. 자기 자신을 육영수 여사의 외양, 박 전 대통령의 정신과 일체화하기 위한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 '내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지킨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모습으로 선포하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고 본다. 당선 전과 후에 달라져야 한다고 했는데 부차적으로 머리 모양도 바꿨으면 한다"고 했다.

박 당선인이 "신상 털기 식 인사청문회는 문제가 있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잘못됐다. 자기 성찰을 안 하신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당선되기 전까지는 자기 세력을 결집하고 모든 문제를 아(我)와 타(他)로 구별한다. 아군은 결집하고 적군은 죽여야 하는 것이다. 집권할 때까지 선거는 현대의 변형된 전쟁"이라며 "저도 (박 당선인이 보기에) 얼마나 밉겠나. 죽여야 할 놈 리스트에 오른 것 아닌가. 조선시대 같으면 참수 대상이거나 적어도 귀양 갔다. 다행히 민주주의 사회니까…"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집권 후에는 자기방어 기제에서 자기 성찰로 바뀌어야 하는데 박 당선인처럼 승리의 경험이 많은 사람은 자기 성찰이 봉쇄당한다"며 "진짜 원했던 (대선) 승리를 한 순간 승자의 역설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범진보진영에 대해서는 "제가 (대선에서 문 전 후보를 지지한) 48%에 속하지만 상처가 크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총체적으로 문재인, 안철수, 민주당, 나 등등 다 했을 때 범진보진영의 실력이 부족해서 선거에 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우리가 제기한 복지 담론과 시대정신을 반대파가 집권한 5년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진영에 있는 분들도 박 당선인 흠집잡기나 망하기를 기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진보의 의제였는데 보수의 의제로 바뀐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도록 요구하고 이뤄 내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라며 "동시에 새 정부가 오만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판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난 세 번의 선거에 소요했던 기간(2년여)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어떤 정치적 활동도 하지 않고, 여의도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응원단장도 안 할 것"이라며 "조선시대를 보면 출사했다가 왕이나 훈구파와 싸워서 안 되면 조용히 서당으로 돌아온다. 정치에서는 자기 선거를 한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 밖에 있는 사람을 끌어와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chosun.com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