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女, 문재인 겨냥해.. 파문

한국아이닷컴 김지현기자 2013. 1. 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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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에 정치성향 글 91건 게재.. 주로 野와 野후보 비판 박근혜에게 유리하게 찬반 표시도.. 경찰 축소·은폐 의혹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29ㆍ여)씨가 경찰의 수사 발표와 달리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치적 성향의 글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수서경찰서는 31일 "김씨가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직접 대선과 관련된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김씨와 국정원 측은 그동안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쓴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사건 초기 김씨가 쓴 글은 있으나 대선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이 사건을 축소 및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날 한 언론에 의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김씨는 친야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에 11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91건의 글을 올렸다. 김씨가 올린 글은 주로 정치·사회 쟁점을 다루면서 정부와 여당을 일방적으로 편들거나 야당 및 야당 대통령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씨가 지난해 11월 20일 아이디 '진******'로 올린 글은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의 주장을 반대하고 있다. 김씨는 "신변안전 보장 강화에 대한 약속이 없으면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너무도 당연한 거 아닌가? 금강산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목숨 걸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적었다. 이 글은 문 전 후보가 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조건 없이 금강산 관광을 즉각 재개하겠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김씨가 지난해 12월 5일 대선 후보 공개 토론회 직후 아이디 '토****'로 올린 글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남쪽 정부'라는 제목의 글에는 "어제 (대선) 토론을 보면서 정말 국보법(국가보안법) 이상의 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조차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고 표현하는 지경이라니"라고 적혀 있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정희'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이 등장하는 대선 관련 글에 모두 100여 차례 찬반을 표시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찬반을 표시한 것이 96차례였다.

김씨가 오늘의 유머에 올린 글의 내용이 밝혀짐에 따라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30일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번 사건이 결코 김씨 한 사람만의 독단 행동으로 보기에는 너무 의혹이 많다"면서 "국정원 측의 주장대로 통상업무였다면 여러 사람이 유사 업무를 여러 장소에서 분산해 실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표 전 교수는 "국정원측의 해명은 국민 온라인 사찰 활동이 통상적인 업무로 광범위하게 실시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셈이기 때문에 국정원장이 관여했다는 의문이 든다"면서 원세훈 국정원장을 윗선으로 지목했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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