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나서면 오만함으로 비칠 수도" 민주 비주류 반발

한국일보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직간접적으로 문재인 전 후보의 조기 복귀를 주장한데 대해 당내 비주류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1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주말쯤 비대위 구성이 완료된 뒤 전국을 순회하며 대선 패배에 대해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문 전 후보도 그 버스에 같이 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를 버스에 태워 벌이라도 주는 것처럼 비쳐질까 걱정스럽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문 전 후보의 조기 복귀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문 비대위원장은 전날 당무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비대위원장직 수락연설에서도 '문재인 역할론'을 주장했다. 그는 "문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지만 대선 기간 정치 혁신을 이야기한 만큼 비대위 내 정치혁신위에서 자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내에 정치혁신위를 설치할 경우 문 전 후보에게 주도적 임무를 맡기겠다는 의사 표시로 받아들여질 만한 얘기였다.

실제 문 전 후보는 지난달 30일 광주 5ㆍ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비대위가 출범하면 힘을 보태겠다"고 말한 바 있어 문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문 전 후보의 조기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란 인식이 퍼졌다.

그러자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당장 불만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쇄신모임 소속 한 재선 의원은 "문 전 후보가 야권의 큰 자산이란 점은 분명하지만 지금 전면에 나서 역할을 맡는 건 시기상조"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비주류 중진의원도 "지지층의 상실감이 채 극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문 전 후보가 나서는 건 오만함으로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주류 진영에서도 나왔다.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한 재선의원은 "문 비대위원장의 뜻은 이해되지만 문 전 후보가 당분간은 개인적으로 지지층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힐링행보를 이어가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문 전 후보는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다. 당내 반발 속에서도 문 비대위원장이 문 전 후보의 조기 복귀를 실행에 옮길지 주목된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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