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책임 물어야".. 순탄치않은 文 앞길
민주통합당이 대통령 선거 패배 후폭풍으로 극심한 내홍에 빠져듦에 따라 '패장'인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향후 역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문 전 후보는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고 2선으로 물러난 뒤 새로운 모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으나, 당 일각에서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이 거세게 일면서 그의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부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문 전 후보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선 패배 후 문 전 후보의 정치적 행보는 선거캠프 해단식 발언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바 있다. 그는 지난 20일 민주캠프 해단식에서는 "제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직접 이끌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꿈은 끝이 났다"며 "개인적 꿈은 접지만 민주당과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가는 노력들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또 이튿날인 지난 21일 시민캠프 해단식에서는 "개인적으로 정권교체의 꿈은 더 새로운 분, 더 좋은 분에게 넘겨야 하겠지만 새 정치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만큼은, 민주당을 보다 더 큰 국민정당으로 만들어가는 것만큼은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의 여지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정치개혁과 야권의 새판짜기 등의 과정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 같은 그의 다짐은 대선 과정에서 일각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부산 사상) 국회의원 직에서 사퇴하지 않았던 점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부터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당 비주류를 중심으로 문 전 후보와 친노그룹에게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9월 중순 당무위원회에서 문재인 전 후보에게 당권을 위임하면서 시기를 대선 당일까지로 못박았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인선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김동철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법리적으로 말하면 문재인 의원은 의원이지 후보가 아니어서 어떠한 권한도 없다"며 "비대위 인선도 문재인 의원이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당장은 당 수습 과정에서 문 전 후보의 입김을 배제하겠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당내 기류는 향후 문 전 후보의 정치적 입지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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