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투표율 높아 비상..대책을"

2012. 12. 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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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무성 선대본부장 "투표율 심상치 않아" 문자

16대 대선 비해 투표율 높자 극도로 예민해진 탓

비난 아랑곳않고 결집호소 무차별문자 잇단 발송

18대 대통령 선거 당일인 19일 권영세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당 관계자들에게, 차량을 제공해 노인층 등을 투표하게 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편의제공을 통해 불법선거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려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권 실장이 당 관계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메시지는 "투표율이 역대 선거 동시간대와 비교할 때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지지층을 투표하게 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입니다. 읍면동 별로 준비하신 차량을 전면 운행하여 교통 불편한 어르신 등께서 투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바랍니다. -종합상황실장 권영세-"는 내용으로 돼 있다. 박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준비하신 차량'이다. 오늘 차량을 제공하고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전국적으로 조직적으로 편의제공 및 불법선거를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즉각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고 고발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권 실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제 명의로 보낸 문자 메시지 때문에 민주당이 난리인 것 같은데, 실무자가 문자를 보내는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권 실장은 "선거법상 선관위가 노약자나 거동 불편자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선관위에 의뢰하면 차량이 준비돼 있어, 그런 분들에게 이동 수단을 제공하게끔 돼 있다. (문자 메시지의) 취지는 (선관위에) 준비된 것을 이용하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무자가 문자를 보내는 과정에서 '(선관위에) 준비된'이 아니라 '준비하신'으로 보내 오해가 있었다"며 '실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이런 반응은, 시간대별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극도로 예민해진 탓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2시 현재 투표율은 52.6%를 기록했다. 오후 2시까지 전체 4050만 유권자 중 2104만명이 투표했다. 이는 17대 대선보다 10.2%포인트 높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던 16대 대선보다도 4.5%포인트 높다. 최종투표율 80.3%를 기록했던 15대 대선 당시의 56.6%보다는 4%포인트 낮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선 최종 투표율이 70%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통상 반새누리당 정서가 강하지만 투표를 잘 하지 않던 청년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갔기 때문으로 풀이되기 때문에, 새누리당엔 그만큼 불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즉 권영세 실장의 문자는, 새누리당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 이런 청년층의 움직임에 대응하라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당원들에게 "비상입니다. 투표율이 심상치 않게 높습니다. TV 방송에서도 예전과 달리 투표독려 방송을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지지층을 투표케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십시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우리 전략은 중간층이 투표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투표율이 70%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지지율이란 것은 지금 보면 다 정해진 것이다. 양쪽을 지지하는 지지율은 정해져 있다. 아직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도 지금이면 벌써 어느 한쪽을 정한 상태다. 그러나 남은 중간층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의 전략은 이 중간층이 '이쪽도 저쪽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예상보다 높은 투표 열기에 당혹스러움과 걱정도 감추지 못했다. 영남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 쪽도 엄청 투표를 많이 한다고 봐야 하지만, 잘 모르겠다. 문재인 후보가 좋아서 찍는 것보단,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후보가 싫어서 투표하는 '분노의 투표'가 시작된 것 같다. 그건 못 막는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원외당협위원장도 "분위기가 매우 안 좋다. 우리 지역은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너무 많다. 이대로 가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현 선대위 공보단장은 민주당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설령 (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선 무효 투쟁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장은 "오늘 새벽 3시부터 문 후보 명의로 보낸 불법선거운동 문자 메시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선거 당일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우리는) 완전히 방패를 내려놓은 상태에서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고 있는 무자비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위기감은 오후들어서 다급해졌다. 이미 김무성 총괄본부장과 권영세 상황실장의 높은 투표율을 우려하는 문자메시지 발송이 기사화되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문자메시지를 계속해서 무차별적으로 발송했다.

 오후 1시18분께 새누리당은 "주변에 투표하지 않으신 분은 없나요? 문재인 측은 투표당일인 오늘도 지지 호소문자를 보내며 선거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온갖 네거티브와 불법 선거를 자행하는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니다. 안보와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당신의 목소리를 소중한 한표에 담아주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명의로 보냈다.

 이 문자메시지는 당원과 당직자 등에게만이 아니라 '나는꼼수다'의 김용민씨한테도 보내졌을 정도였고, 김용민씨는 이를 트위터에 올렸다.

 새누리당의 다급함은 갈수록 커졌다. 오후 3시9분 높은 투표율을 걱정하며 결집을 호소하는 아래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또다시 무차별로 발송했다.

 "위기상황입니다. 투표율이 심상치 않습니다. 분열과 갈등조장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합니다. 지금 당장 지인들께 투표독려 전화를 해주십시오. 총결집이 필요합니다. 한 표로 승패가 갈릴 수 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

조혜정 김외현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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