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악성댓글' 의혹 대선판도 영향주나

뉴시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민주통합당이 대선을 1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및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그 파장이 얼마나, 어느정도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측은 지난 11일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 김모씨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지난 3개월간 문 후보 비방 댓글을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올렸다고 폭로했다.

이어 12일에는 김씨를 비롯한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 70여명이 하루에 2~3시간씩만 근무하면서 문 후보에 대한 악성댓글 달기 작업을 했다고 추가로 폭로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이번 폭로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각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결집한 상황에서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까지는 민주당의 폭로를 입증할 명확한 진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 파장을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이번 사안이 어느정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선판도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여당 지지층의 일부 이탈 가능성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부동층 가운데 상당수가 문 후보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선거개입'은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를 높여 야당측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일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도 정치적 공방이 계속될 경우 민주당측이 크게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피해자'임을 강조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이번 폭로과정에서 이같은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 드러나면서 상당한 정치적 실리를 챙긴 것이 사실이다.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폭로한 시점도 주목된다.

통상적으로 특정 이슈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면 1주일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 문 후보 측이 투표일(오는 19일)을 1주일 앞둔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 측 관계자도 "원래 이런 이슈는 7~8일 전에는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 측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선대위원장단 회의에서 "이 사건의 진행을 봐가면서 하나하나 관련된 증거를 공개하겠지만 저희들은 제보를 받고도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상황을 지켜봤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해둔다"며 폭로시점을 놓고 저울질했음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준비한 회심의 카드를 꺼낸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은 이번 사건이 겉으론 대선판도를 흔들 만큼 큰 사안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내심 대선판도에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가조작 사건인 BBK 사건보다 사건의 내용이 유권자들이 이해하기에 쉽다는 점, 대북사건을 전담하는 국정원 3차장이 선거개입 의혹에 휘말렸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이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새누리당이 국정원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한 것 역시 민주당으로선 호재라는 평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번 폭로를 계기로 문 후보와 박 후보 사이에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 구도가 재차 형성된 것 역시 호재라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다.

투표일까지 1주일이 남은 가운데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이 부동층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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