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격차는 3%P".. TV토론·민생공약이 부동층 흔든다
[서울신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18대 대선을 9일 앞두고도 접전을 계속하면서 중도부동층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거는 기류다. 현재 부동층 규모는 전체 유권자 4043만여명(잠정)의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서울신문이 지난 5일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층이 10.6% 였다.
400만명 전후로 추정되는 부동층의 향배는 이번 대선 막판 최대의 변수다. 지난주 초중반까지만 해도 박 후보가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조금씩 벌리는 상황이었으나 지난 6일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하면서 두 후보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돌발변수가 없으면 이들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박 후보가 추세적 우위를 보이는 박빙 구도다. KBS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47.6%, 문 후보 43.6%로 4% 포인트 차 접전을 보였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7.5%, 문 후보가 42.7%의 지지율을 보였다. SBS와 TNS가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47.6%, 문 후보 43.6%로 박 후보가 4%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의 지난 8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7.4%, 문 후보가 42.7%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46.0%, 문 후보 42.0%였다.
전문가들도 대선 판세를 예측불허라고 분석한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가 그의 사퇴 이후 부동층화한 유권자들의 움직임을 관건으로 본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 이전에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5∼6% 포인트 앞섰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지지율 격차는 3% 안팎으로 좁혀졌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층 이동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효과가 이미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후보의 구원등판이 늦어지면서 '안철수 효과'가 상당히 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안 전 후보가 부각되면서 역설적이게도 문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현상도 있는 것 같다."고도 분석했다.
따라서 문 후보가 민주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나 인적쇄신 같은 조치를 얼마나 강도 높게 하느냐에 따라 부동층 이동 폭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박빙 우세'인 박 후보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결국 민생 공약이 부동층을 움직이는 최대 변수라고 지적한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남은 두 번의 TV토론과 공약이 부동층을 움직일 것이다. 민생에 대해 더 좋은 얘기를 하는 후보, 특히 일자리, 주택 등 생활 문제를 가장 잘 얘기하고 호소하는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도 "부동층이 이념 지향적이기보다는 실용적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공약, 민생 관련 정책들을 내세워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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