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 한화갑 "DJ 유산 팔 수 있으면 팔아야"

2012. 12. 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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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한화갑 전 평화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의 미래와 지도자의 역할' 특강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 권우성

"세칭 '동교동 사람'이라지만 평화민주당 창당한 후에 연락도 안 해요. 금년 김대중 전 대통령 3주기 때도 자기들끼리 점심 먹으러 가면서도 같이 가자고도 않고. 이번에 동교동 사람들이 저를 이렇게 걱정하는지 처음으로 느꼈고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리틀 DJ' 한화갑 전 평화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 선언에 대한 동교동계의 비판을 비꼬았다. 자신의 행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길이란 비판에 "죽은 송장 보듯 하다가 느닷없이 나타나서 비난하고 있다"고도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6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의 미래와 지도자의 역할' 특강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 전 대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친노(노무현)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한 일이 대북송금 특검이다, 이건 '김대중 대통령이 저지른 일에 난 동의 안 했다, 밝히겠다'는 거다, 차별화 전략을 쓴 것"이라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를 써서 당선시켜주니깐 민주당을 분당시켜 열린우리당 만들었다"며 "한화갑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돼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송금특검, 민주당 분당, 민주당 정치인 말살로 시작했으니 그 정치가 제대로 가겠나"라며 "내가 재판받을 때 대법원장실에 전화 걸어 '왜 한화갑 사건 빨리 못하냐'고 채근하던 노무현 대통령 주변의 젊은이는 나중에 똑같이 정치자금법에 걸려서 자리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신 퍼뜨리면 좋은 일이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있는 게 맞나"

안형환 새누리당 대변인이 한화갑 전 대표에게 찾아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동교동계 사람들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냈다. 그는 "내가 고향에서 국회의원 하겠다고 갔다가, 떨어졌는데 당시 동교동 사람들이 와서 한화갑 떨어뜨리는 운동을 하고 갔다"면서 "그래놓고 동지 찾고 그러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 평생 동교동 사람으로 살아온 것 후회하지 않고 또 태어나도 그 길을 갈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사력을 다해 보필한 것도 또 태어나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 역시 '김대중 정신' 구현의 일환으로 봤다. 한 전 대표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과거 감정만 얘기한다면 만나기도 싫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보복할 수 있는 위치인 대통령이 되신 뒤에도 화해하셨다"면서 "아무도 못하는 용서와 화해의 길이었다, 저는 계속해서 그런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유산을 팔아먹을 수 있는 사람 다 팔아먹으라고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전 세계 흩어져서 김대중 사상을 퍼뜨리면 좋은 일이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앉아서 특허청에 (김대중 정신을) 특허 냈나"라며 "우리 것이다, 아니다 하는 건 김대중 대통령이 아주 작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 팔지 말라고 하는데 어디 가서 팔지 않겠지만 내가 김대중 대통령 사람 아니라고 그러면 다들 나 욕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선의로 팔린다면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것 아니냐, 여기도 '김대중' 저기도 '김대중' 해야지 몇 사람이 포켓에 넣고 오지말라 하는 게 김대중 대통령을 위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인당수에 몸 던진 심청처럼... 호남 발전을 위해 박근혜 지지"

한화갑 전 대표가 특강 시작 전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지역발전' 역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게 된 주요 명분이었다. 그는 "박 후보를 직접 만났을 때 '어느 후보도 지지할 수 없다, (박 후보) 대선 선거운동 하러 다니면 체면이 안 선다'고 했는데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분들이 계셨다"며 황우여 당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등을 거론했다.

한 전 대표는 "(황 대표 등의 제안을 받으면서) '그러면 한화갑이를 사라, 비싼 가격에 팔려가겠다, 전라도 사업을 확실하게 한다는 보장해라'고 했다, 그래야 '한화갑이가 전라도를 위해서 팔려간다고 안 그러겠나'고 말했다"며 "그래서 어제 박근혜 후보가 광주 유세 때 한화갑이 요청한 공약 실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져 아비의 눈을 뜨게 한 것처럼, 춘향이 큰칼차고 오매불망 이도령을 기다리며 눈물을 흘리던 심정으로 지지선언을 하기로 했다"며 "김대중 대통령 때도 못했던 일을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가 했다는 말 반드시 듣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동교동계 1세대' 김옥두 전 의원이 공개서한을 통해 자신의 지지선언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유신시대 같았으면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런 강연도 없었을 것이지만 이 길은 김 전 대통령의 화해정신을 따르는 것"이라면서도 "내 고향 사람들에게도 칭찬 받고 싶다, '지역발전을 위해 지 몸을 팔았다, 불쌍하게 봐줘라' 이런 말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가 제시한 지역 개발공약은 ▲ 새만금 이남 서남권 개발계획 수립 및 추진 ▲ 흑산도·홍도 관광지 개발 ▲ 완도-광주 및 여수-광주 간 고속도로 건설 ▲ 광주 아시아 문화의 전당 준공 등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당대표는 이날 특강 축사에서 "(한 전 대표가 전달한 공약 중) 조금 어려운 것도 한두 가지 있지만 전심을 다해서, 박 후보와 당과 힘을 합쳐서 꼭 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정치하려고 지지했다면 누가 신임해주나, 전라도 공약 지키란 말만 할 것"

한화갑 전 대표가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한 전 대표는 "문재인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가 더 호남 발전의 적임자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박 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 일례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됐을 때 (청와대에서) 전라도 인사로 사람을 올리면 다 그어버렸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문 후보가) 최근 표 때문에 호남에 사과했지 진심으로 사과한 적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박근혜 지지선언에 대해 지역 내 비판 여론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앞으로 전라도 표 달라는 말도 안 할 것이고 정치도 안 할 것이다"며 "정치하려고 이 짓 했다고 하면 누가 신임해주겠나, 박 후보가 대통령 된다면 나는 전라도 공약 지키란 말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지지선언이 김 전 대통령의 '정권교체' 유지를 어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말씀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피해갔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3개월 전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유신시대, 전두환 시대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이다'라고 경고하며, 정권교체를 유지로 남기셨다"며 "김대중 대통령을 욕보이지 말라"고 한 전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그르치고 독재의 길로 간다'고 하셨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도) 독재의 길을 갈 수가 없다"며 "박 후보가 당선돼 독재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깐, 한화갑도 죄인 되는 것이지 별 수 있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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