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 선거 '투표함 바꿔치기' 충격

입력 2012. 11. 27. 18:38 수정 2012. 11. 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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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집행부가 선거관리하는 시스템도 문제

총학 집행부가 선거관리하는 시스템도 문제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의 한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학생들이 투표함을 통째로 바꿔치기하는 방법으로 부정선거를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현 총학생회 간부가 선거관리를 맡아 집행부 출신으로 구성된 총학생회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치밀한 계획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부산 A대학에서 진행된 총학생회 선거.

이날 오후 10시 총학생회 선거가 종료되자 선거관리를 맡은 현 총학 집행부는 차량으로 각 건물에 있던 투표함 수거에 나섰다.

이들은 F관에 있던 투표함 3개를 싣고 개표소로 향하지 않고 벤처관으로 갔다. 벤처관에서 미리 준비된 투표함 1개와 바꿔치기를 했다. 바꿔치기 된 투표함에는 B팀에 기표한 투표지로 상당 부분을 채운 1천697표가 들어있었다.

투표함을 실은 차량이 개표소로 가기 위해 유턴을 하지 않고 벤처관으로 가는 장면이 학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그대로 찍혀 있었다.

투표 결과 현 총학생회가 지원한 B팀이 1천625표를 얻어 당선됐다. 나머지 2개팀은 각각 851표와 729표를 얻었다.

탈락한 총학 후보측은 표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선거직전 일반 학생이 찍은 투표함 사진과 교내 언론사가 촬영한 투표함 사진이 틀린 것을 확인하고 선거관리를 맡은 총학에 항의하면서 부정선거는 들통났다.

총학이 투표함을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10개를 대여해 놓고 투표함 바꿔치기를 위해 9개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 2명, 직원 2명, 학생 2명이 참여한 진상조사위원회는 총학생회장이 집행부에서 일하다가 출마한 후배들을 당선시키기로 기획하고 간부들에게 지시하면서 부정선거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27일 밝혔했다.

선관위원장을 맡은 부총학생회장은 조작한 투표용지가 선관위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표소에서 투표함을 동시에 개봉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학생회장의 지시를 받은 간부 4명도 투표함 바꿔치기에 일부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학간부 한명은 혐의를 강력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정선거가 알려지면서 다음 총학생회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관리를 현 총학생회 집행부에게 맡긴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 총학생회 집행부가 선거관리를 맡은 다른 대학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집행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투표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A대학 학생들은 "1950년대 자유당 시대도 아니고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전임 총학 집행부가 후임 총학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정확한 진상조사를 해서 부정선거 가담자를 모두 밝혀내 학칙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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