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잘나가던 安 어디서 무너졌나.. 국회의원 축소 역풍맞고 스텝 꼬이기 시작

2012. 11. 2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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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사퇴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그가 사퇴한 진짜 속내를 둘러싼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안풍(安風)'을 일으키며 장기간 야권 대선주자 부동의 지지율 1위를 고수했던 그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전혀 주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후보직 사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 전 후보를 일약 잠룡(潛龍)으로 만들었던 국민적 지지율이 결과적으로 그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단일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안 전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안풍의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 캠프에서도 "확실하게 문 후보 지지율을 앞섰다면 양보란 없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9월 19일 출마선언 이후의 거센 검증 공세에도 견고했던 그의 지지율이 흔들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안 전 후보의 66일간의 행보를 되돌아보면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먼저 지난달 23일 인하대 강연을 통해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한 게 치명적이었다는 게 캠프 안팎의 생각이다. "현실정치를 모르고 한 말"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정치 아마추어란 평가가 쏟아졌다. 포퓰리즘이란 비판도 나왔으며 정치혁신안을 준비한 캠프 내 포럼 교수들마저 등을 돌리고 떠났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문에도 '국회의원 정수 조정'이란 문구를 넣는 등 뜻을 굽히지 않았다. 첫 TV토론에서는 단일화 파트너인 문 후보와 부딪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안 전 후보 측 인사는 "자신의 판단을 너무 믿었던 것 같다. 결국 인하대 강연부터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했다.

'단일화 프레임'에 너무 일찍 갇힌 것도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안 전 후보는 지난 5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문 후보에게 단일화 회동을 제안했다. 당초 "단일화하겠다"고 의지만 내비치기로 했었지만 최측근 몇 명과 상의한 뒤 내용을 바꾼 것이다. 이후 그가 이끈 정치쇄신 의제가 사라졌고 그 덕을 문 후보가 누렸다는 해석이다. 단일화 방식 협상 과정에서는 문 후보의 '통 큰 형님론'에 밀려 '떼쓰는 아우' 이미지가 굳어지기까지 했다.

이 밖에도 안 전 후보가 제안한 반값 선거운동도 기대만큼 호응이 없었다는 의견이 많다. 마치 정치 고단수처럼 '타이밍 정치'를 구사한다는 공격이 심해졌고 '무소속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얘기다.

미숙한 캠프 조직과 운영, 준비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제대로 정책을 준비할 시간도, 안철수 현상을 조직할 시간도 부족했다. 캠프 국민소통자문단의 신명식 전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전 후보 사퇴의 주 원인은 소통 부재 등 내부에서 찾는 게 맞다. 대중운동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비례대표 출신 의원, 변호사, 왜소한 시민운동 출신 인사들은 돕겠다고 몰려 온 호남의 민초들을 '구태정치인'으로 배격했다. 이 때문에 호남에서 문 후보가 안 전 후보를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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