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년 전과 같은옷" 지적에 "브로치가…"

중앙일보

의원직을 던져 정치적 배수진을 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표정은 담담했다. 박 후보는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의 목적은 국민들의 안거낙업(安居樂業·편안히 살고 즐겁게 일함)이기 때문에 제가 이번에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더 이상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의원직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에 쏠려 있다. 박 후보는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말을 듣고, 무엇보다 약속을 지키면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는 게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사 6층 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이뤄진 인터뷰는 중앙일보 남윤호 정치부장, 신용호 차장, JTBC 전진배 차장이 진행했다.

-안철수 후보 사퇴 후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지지층에서 문재인 후보 쪽으로 옮겨가는 게 절반가량에 머무른 상황이다. 야권 단일화 이후의 대응 전략은?

 "원래 단일화 결과가 어떻게 될 건가 염두에 두고 선거를 준비한 게 아니고, 저나 우리 당이 얼마나 잘하는가에 중심을 두고 해왔다. 지금 민생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각 계층·지역별 맞춤형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잘 만들고, 우리의 진심과 노력이 그분들에게 잘 전달되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삼고 갈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가 문재인 후보로 되면서 대선 프레임이 '박정희 대 노무현'으로 짜이게 됐다는 분석이 있다.

 "(야권이) 30여 년 전 돌아가신 분과 경쟁하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지금은 시대적 사명, 정치 스타일, 국민의 바람, 국제정세 등이 과거와 굉장히 달라졌다. 아버지는 그 시대 과제를 충실히 한 것이고 저는 지금의 시대, 제 스타일에 맞게 제 길을 가는 거다."

 -최근 여성 대통령을 강조하는데,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면 구체적으로 뭐가 달라지나.

 "지금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역량을 훌륭히 발휘하고 있지만 아직도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란 게 있다. 그러나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그런 게 깨지게 된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기 딸이 억울함 없이 능력 발휘해 자기 꿈을 펼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설레겠나. 또 우리 사회엔 여성뿐 아니라 장애인·다문화가족 등 약자 그룹이 꿈을 충분히 펴지 못하고 있는데,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그런 것도 무너진다. 아무리 힘든 가정에서도 어머니가 열 자식 전부 굶기지 않는 게 여성 리더십이다. 여성 대통령은 민생에 집중해 국민들의 고달픈 삶을 챙기는 정치를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 5년을 제외하면 그동안 전부 영남정권이었다. 대통령이 되면 인사탕평은 어떻게 할 것인가.

 "편중된 인사로는 결코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없다. 제가 사람을 쓸 때 능력과 인품을 보고 뽑는데 우연히 제 주변에 호남분들이 많다. (배석한 이정현 공보단장, 이상일 대변인 등을 가리키며) 여기에도 많이 있고 밖에도 진영 정책위의장이 계시고…. 그게 제 인사 스타일이다."

 -집권하면 호남총리 기용 가능성은?

 "다양한 얘기들이 나온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대통합 역량을 갖춘 분이 있다면 호남이든 어느 지역이든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삼고초려하겠다."

 -만약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은 뭐라고 생각하나.

 "측근비리와 고소영·강부자 인사다. 역대 정부마다 임기 끝에 가선 측근비리 때문에 국민들 마음 아프게 하는데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박 후보 주변에서도 예컨대 현영희 의원이나 홍사덕 전 의원 등의 스캔들이 있지 않았나. 이런 일 때문에 혁신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는 듯하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사과도 드렸다. 많은 분들이 같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일일이 다 따라다니면서 볼 수는 없지 않나. 부정부패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쇄신안을 강력하게 담았다. 이를 철저하게 실천해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게 이번에야말로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과거사 문제 때문에 발목이 잡힌 적이 있다. 앞으로도 그 문제가 계속 제기될 텐데.

 "국민 대통합은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공(功)은 전부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고 과(過)는 제가 다 안고 가려 한다. 이제 아버지는 놓아드리고 새 시대로 갔으면 하고 바란다."

 -이재오 의원의 협력을 얻을 방안은.

 "그분에게 여러 번 연락을 드렸는데 답이 없다. 당내에 계신 분이니 대선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결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고 있다."

- 박 후보는 통합을 강조하지만, 당내에서도 친박·비박이 따로 있다.

 "지금 당 안에서 친이(이명박계)니 친박(박근혜계)이니, 그런 얘기 안 한다. 전부 같이 모여 대사(大事)를 어떻게 치러낼 것인가로 밤 12시까지 의논한다. 아까 이재오 의원 말씀하셨는데, 그분의 참여는 통합하고 관계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보가 뭐든지 일일이 결정하다 보니 일이 제때제때 진행이 안 된다는 불만도 있다. 대통령이 돼도 그렇게 할 건가.

 "사실 고달프다. 잠 시간도 줄이고 전화 받으면서 일하고…. 그래도 정책을 최종 점검하는 것조차 안 하면 안 된다. 책임감 있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후보가 대선에 이길 것이라고 믿는 근거는 .

 "우선 지금 굉장한 위기의 국면인데 저는 이미 많은 위기를 극복해본 경험이 있다. 정치를 하면서 민생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준비해 왔다. 국민들에게 위기의 순간에 누구를 선택하겠느냐고 호소할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이 실천인데 국민들에게 누가 약속을 지키겠느냐고 말씀드릴 것이다. 위기극복을 위해선 갈등·선동 정치도 안 되며 국민 대통합에 힘을 모아야 한다. 끝으로 굉장히 중요한 게 외교역량이다. 지금 동북아 주변 지도자들이 다 바뀌었는데 영토분쟁·역사갈등도 심각하다. 저는 아주 젊었을 때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그런 일을 많이 했고 정치권에 와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외국에 네트워크를 쌓았다. 그런 면에서 국민들이 믿고 맡겨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후보는 국민, 국민 하지만 박 후보 지지하는 국민은 여론조사에서 5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온다. 특히 20·30대의 지지율이 낮다. 이를 만회할 방법이 뭔가.

 "2030세대가 갖고 있는 아픔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많이 준비했다. 단적인 예가 대학신문에서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게 한 채 공약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더니 제가 마련한 청년 정책 5개 중 3개가 1등으로 뽑혔고 나머지는 2등을 했다.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 쇼가 부족해서 민생이 힘들어진 게 아니다. 진정성과 실천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젊은 층과 만났을 때 박 후보는 상냥하게 말하지만, 마주 보는 20·30대의 표정은 굳어지기도 한다. 박 후보가 듣기보다 일방적으로 얘기하기 때문 아닌가.

 "저도 듣기는 많이 듣는다. 반값등록금·취업 등 질문이 많아서 자세하게 설명하다 보니까 그런 게 아닐까.(웃음)"

 -중요한 결정은 주로 누구 의견을 듣고 내리나.

 "의외로 많은 전문가나 당내 의견을 듣는다. 그렇다고 당내에 백 몇 분 있는데 전부 그럴 수는 없고 이 부분에 관심 많은 전문가나 현장에서 들은 말도 참고한다. 국민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야 하니까 많이 듣는다. 그러나 결국 결정은 제가 해야 한다."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박 후보의 옷차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매일 입는 옷은 직접 정하나.

 "그날 행사라든가 환경을 고려해 제가 직접 결정한다. 엉뚱한 옷은 안 되니까."

 -오늘 옷은 1년 전 JTBC 인터뷰 때 입었던 옷과 같은 옷이다.

 "그래도 브로치가 달라졌다.(웃음) 너무 똑같이 입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싶어 브로치를 바꿨다. 하하."

김정하·허진 기자 < wormholejoongang.co.kr >

김정하.김형수 기자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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