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권단체 '헬싱키 그룹' 국민들에 기부 호소
소련 시절 설립된 최고 권위 인권단체..'외국 기관' 지정 피하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권위있는 인권 단체 '헬싱키 그룹'이 25일(현지시간) 국민들을 상대로 기부를 촉구하고 나섰다.
러시아에서 최근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새 NGO법이 발효하면서 활동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권단체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 올린 호소문에서 "러시아 내 모든 개인과 법인들이 헬싱키 그룹의 활동을 위한 자금 모금에 참여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는 그러면서 "모금된 기금은 인권 상황 감시와 인권 위반 사례 연례 보고서 작성, 인권문제 접수 창구 운영, 탄압받는 인권 단체와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법률적 지원 등에 이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싱키 그룹의 지원 호소는 앞서 21일 새 NGO 법이 발효하면서 외국으로부터 활동 자금 지원을 받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새 NGO 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정치 활동을 하는 NGO들은 법무부에 '외국기관의 기능을 수행하는 단체'로 자진 등록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NGO는 최대 100만 루블(약 3천4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치 활동의 범위는 NGO가 국가정책 수행을 위한 국가기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정치적 활동을 하거나 사회여론을 형성하는 데 개입하는 경우로 폭넓게 규정됐다.
사실상 인권단체들의 대다수 활동이 정치 활동으로 해석돼 통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러시아에서 '외국 기관'이라는 표현은 옛 소련 시절 자국 내에서 암약하던 외국 스파이나 국가반역자 등을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표현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관'이란 낙인이 찍히길 원치않는 인권단체들은 외국의 자금 지원 없이 국내 기부금으로 활동을 계속하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헬싱키 그룹의 지원 호소도 그 일환이다.
85세의 헬싱키 그룹 대표 류드밀리 알렉세예바는 앞서 새로운 NGO 법이 발효된 뒤 "헬싱키 그룹은 '외국 기관'으로 절대 등록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정 투쟁을 통해 이 법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세예바는 "그 과정에서 나를 감옥에 가두면 늙은 나는 그곳에서 곧 죽을 것이며 이 일이 (외부에) 어떻게 비쳐질지 두고보자"고 강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소련 시절부터 반체제 운동을 벌여온 러시아 시민운동계의 '대모' 알렉세예바는 1976년 창설된 헬싱키 그룹의 창설 멤버로 현재 이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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