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반전·협상 주도권" 벼랑끝 승부수.. "명분은 약해" 지적

최문선기자 입력 2012. 11. 15. 02:41 수정 2012. 11. 1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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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 ■ 왜 이러나文측에 불신감 표출.. 캠프에 긴장감 조성, 지지층 결집 의도도"기성 정치인 모습 답습" 일각에선 쓴소리 나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이 14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한 것은 문 후보 측에 대해 쌓인 불신이 적지 않음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은 하락세인 안 후보의 지지율을 반전시키고 앞으로 본격적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벼랑 끝 승부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 후보가 협상을 중단시킨 이유로 내세운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문 후보 측이 최근 안 후보의 양보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문제 삼았다. 또 문 후보 측 관계자가 협상 내용을 벗어난 자의적 발언을 했을 뿐 아니라 안 후보 측 실무진에 대해 인신 공격을 했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의 협상팀이 13일 상견례만 한 상태에서 하루 만에 협상을 중지시키기엔 다소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안 후보 측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불만 사항을 명분으로 내걸어 협상을 중단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안 후보 캠프 일각에선 14일 오전부터 "협상이 하루 또는 이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던 것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최근 안 후보 캠프엔 비상등이 켜진 상태였다. 안 후보가 5일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지도가 오히려 정체하거나 떨어졌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에게 역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캠프 내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안 후보의 지지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안 후보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협상 중단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긴장감을 조성함으로써 지지층과 캠프 내부를 결집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이 이날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가 거론한 '안 후보의 양보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력 반발한 것도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 후보의 협상 중단 카드는 조만간 재개될 단일화 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선 민주당이 조직력을 동원해 각종 공세를 퍼부을 것에 대비해 "선을 넘으면 단일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 방어막을 쳤다는 것이다. 또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위력 시위 의도도 담겨 있을 수 있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정책 분야 협상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단일화 합의 자체를 깰 생각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안 후보 측의 전략에 대해 "기성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하던 안 후보가 가장 정치적인 승부수를 꺼냈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안 후보 측이 승부에 집착해 과민 반응을 하면서 기성 정치인의 모습을 답습하는 게 안타깝다" 등의 쓴소리도 나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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