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공직 비리 연루 국방장관 전격 경질(종합)

입력 2012. 11. 6. 21:57 수정 2012. 11. 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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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듀코프 장관..후임에 쇼이구 모스크바州 주지사

세르듀코프 장관..후임에 쇼이구 모스크바州 주지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대규모 공직 비리에 휘말린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에 세르게이 쇼이구 모스크바주(州) 주지사를 임명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교외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쇼이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국방부와 관련한 상황(부정사건)의 객관적 조사를 위해 세르듀코프 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어 "새 국방장관은 군의 역동적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 군 현대화에 관한 원대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면서 "당신이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쇼이구 장관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 공보실장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국방장관 교체 사실이 알려진 뒤 현지 언론에 "푸틴 대통령이 직접 세르듀코프 해임 결정을 내렸으며 쇼이구 임명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제청을 받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총리 공보실장 나탈리야 티모코바는 대통령과 총리가 최근 며칠 동안 협의를 진행했다며 "세르듀코프 장관이 사표를 제출한 뒤 메드베데프 총리가 세르듀코프 해임안과 쇼이구 임명안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전했다.

신임 쇼이구 장관은 지난 1994년부터 재난담당부서인 비상사태부 장관직을 맡아오다 지난 4월 모스크바주 주지사에 임명됐었다.

지난 2007년부터 국방부 장관을 맡아온 세르듀코프는 최근 불거진 국방부 내 대규모 부정 사건으로 곤경에 처해 있었다.

현지 언론은 앞서 세르듀코프 장관이 국방부 산하 자산 관리 기업인 '오보론세르비스'가 국방부 소유의 부동산과 주식 등을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팔아넘겨 국고에 큰 손실을 입힌 사건과 관련, 증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국방부 관리들이 오보론세르비스가 관리하는 모스크바와 지방 도시들의 시설과 부지, 공기업 주식 등을 자신들이 연관된 기업들에 싸게 팔아넘긴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매매된 기업에는 우주발사기지 수리와 미사일 이동발사대 및 핵잠수함 부두 설계 등을 맡아온 제31국립특수건설설계연구소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방부 관리들의 부정 거래로 인한 국고 손실액은 30억 루블(약 3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오보론세르비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한편 관련자들을 사기,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은 이날 해임된 세르듀코프 전(前) 장관도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르킨 대변인은 이타르타스 통신에 "필요할 경우 세르듀코프도 오보론세르비스 사건과 관련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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