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 단일화 호남민심이 좌우
[세계일보]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에 호남 민심은 주요 변수로 꼽힌다. 호남 민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대선후보 단일화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진영 간 '호남 대전(大戰)'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단일후보 지지도는 안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문 후보의 지지도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호남 민심 추이에 양 진영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31일 문 후보 측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를 추월한 점에 고무된 표정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와 뷰앤폴이 광주·전남·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46.5%로, '안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는 응답(40.6%)보다 5.9%포인트 높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6일 진행한 야권 단일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호남 지역(표본 수 160명) 응답자의 48%가 문 후보를 꼽았고 안 후보 지지율은 42%에 그쳤다. 한 달 전인 9월 넷째 주 안 후보가 문 후보에 5%포인트 앞서는 4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0월 한 달 동안 호남의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민심은 미세하지만 변화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호남에서 당선 가능성만 보던 감성적 선택에서 국정운영 능력까지 평가하는 이성적 선택으로 변하고 있다"며 "문 후보 지지율이 오르다 보니 둘 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정당을 통한 개혁 추진력을 갖춘 문 후보를 국정운영을 맡길 인물로 낙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지지율 추이가 큰 변동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호남 주자를 내세우지 못한 민주당과 참여정부 시절 대북송금 특검을 주도했던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게 안 후보 측의 분석이다.
안 후보 캠프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박 후보를 포함한 호남지역 다자대결 구도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고 있고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하면 지지율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도 읽힌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호남에서의 진검승부는 아직 시작도 안 됐다"며 "10일 예정된 정책안 발표 후 안 후보의 정치 개혁에 대한 의지와 진심이 지역 민심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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