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만큼 했다' 새누리당 NLL 발빼기 성큼
[데일리안 = 김현 기자]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선 '출구 전략을 검토해야 될 때'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대화록 존재 여부에 대해 "대화록을 본 적이 있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민주통합당 등 야권을 향한 NLL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26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천 수석의 발언을 거론, "현 정부 고위 당국자가 대화록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해줬다"며 "그동안 민주당은 전방위에서 '대화록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으나 사실과 다른 정치공세이자 본질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였음이 바로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국정원에 대화록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민주당은 더 이상 발뺌하지 말라"면서 오는 29일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록을 열람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그는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측이 'NLL 문제는 사실상 국민들 속에서 판정이 끝났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대화록을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판정이 끝났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문 후보의 바람대로 NLL 문제가 끝이 나려면 대화록 열람이 있어야 가능하다. NLL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29일 열리는 국정원 국감에서 대화록 열람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NLL문제를 고리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세도 가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26일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가 NLL 논란에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데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NLL 공방에 숨어 정치공학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대선후보로서의 덕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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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25일 "NLL 문제를 자꾸 쟁점화한다고 해서 특별히 선거에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이런 가운데, 당내 일각에선 NLL 쟁점화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젠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총대를 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NLL 문제에 대해) 과거 6.25도 겪고 남북관계의 긴장을 경험했던 55세 이상의 사람들은 상당히 우려를 표시하는 측면도 있지만, 55세 이하의 국민은 그런 인식이 잘 없다"며 "NLL 문제를 자꾸 쟁점화한다고 해서 특별히 선거에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NLL문제를 갖고 계속 공세적으로 나가는 것이 대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2010년 천안함 폭발 이후 그것이 굉장히 안보의식을 고취해서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선거결과는 정반대로 나오지 않았느냐.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선거전략상 무엇이 현명한 것인가 잘 판단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선대위의 한 부본부장은 기자와 만나 "더 이상 NLL 공세가 먹히지 않고 피로감만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이슈로 전환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이 같은 논지의 주장도 제기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통화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한번 치고 빠져야 한다. 계속 유지하게 되면 역효과가 난다"면서 "이제는 (새누리당이) 이슈를 전환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그래선지 최근 새누리당은 다시 민생공약 발표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26일 세제지원 연장과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택시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이런 차원에서 경기부양책을 둘러싸고 김 위원장과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슈 전환을 꾀하는 움직임이라는 정치권의 분석도 있다.
선대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는 또 다른 대형 이슈를 생산해 내야 할 시점"이라며 "2002년 행정수도 이전 공약, 2007년 한반도 대운하 등이 대선판을 뒤흔들었듯 뭔가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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