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피어싱한 김한솔 "남한 못 가 슬퍼"

정용수 2012. 10. 19. 0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은 뿔테안경 쓰고 말끔한 정장김정일·김정은 만난적 없다고 밝혀"평양 가서 주민 잘살게 하고 싶어"

김정일의 장손이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조카인 김한솔의 핀란드 언론 인터뷰는 여러모로 국제적인 관심을 끈다. 우선 왜 이 시점에 공개됐느냐다. 유엔 사무차장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권 특별특사를 지낸 핀란드 정치인 출신인 엘리자베스 렌의 토크쇼에 그가 출연한 것은 지난 4월과 6월 사이로 알려졌다. 제작한 뒤 4개월여 지난 시점에 공개된 것이다.

 이는 방송국 사정보다는 김한솔 측과의 조율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평양에 뭔가 할 말이 있을 때 공개하라고 요구했을 수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북한 내 가족에게 변고가 생겼거나 김정은의 통치방식에 불만이 있었을 수 있다. 또 김정일 여동생인 김경희의 최근 싱가포르 방문 시 김정남 접촉설을 감안하면 이 자리에서 뭔가 압력을 받았고 이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그의 인터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3대 세습에서 배제된 김정남이 평양을 향해 아들 김한솔을 내세워 모종의 메시지를 던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사망(지난해 12월) 이후엔 "김정은은 애송이" "북한 체제는 곧 붕괴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2월 초 베이징에서 일본 언론에 목격된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문제로 평양에서 경고를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이때 그가 평양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아들의 입을 통해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유력하다.

 그의 인터뷰 내용 역시 눈길을 끈다. 특히 "나는 통일을 꿈꾼다"며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고 싶다"고 한 발언은 그의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넘어 정치적 의미를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친구를 뒀다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는 "마카오에 있을 때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있었는데 처음엔 어색했지만 학교생활을 함께 해나가며 고향 얘기를 하자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깨달았다"며 "민족을 분단시킨 것은 정치 문제이지만 우리는 같은 말, 같은 문화를 가진 친한 친구들이고 함께 여행도 한다. 이는 매우 멋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한에 갈 수 없고 그곳의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게 너무나 슬프기 때문에 나는 통일을 꿈꾼다"며 "내 친구들이 '남한이나 북한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서로 만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내가 가진) 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에 한국 학생 1명이 (보스니아 국제학교에) 1학년으로 들어올 예정인데 정말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가족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며 "어떤 분인지 매우 궁금해 돌아가시기 전에 꼭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삼촌 김정은이 어떻게 최고지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만난 적이 없어 어떻게 지도자가 됐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사회자가 "그(김정남)를 위해 잘된 일이다"고 하자 김한솔은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다소 냉소적인 면도 있었다.

 그는 "음식 먹기 전에 배고픈 사람들을 생각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교육받았다"며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이 잘살 수 있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김정남이 주로 등장했던 일본 언론이 아니라 핀란드 언론을 선택했다는 것도 의외다. 해당 방송국은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인터뷰를 성사시켰다. 그 이상은 보안상 이야기를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비교적 중립적인 핀란드의 언론을 이용해 방송된 뒤 이를 한국언론이 인용 보도하는 형식을 노렸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정창현(북한학) 국민대 겸임교수는 "많은 언론이 김한솔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었다"며 "다소 의외로 여겨지는 핀란드 언론을 택함으로써 보다 주목을 받고, 파급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오랜 기간 대사를 지냈던 곳이다. 어쩌면 아버지의 운명과 같은 김평일을 떠올렸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핀란드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김한솔은 검은 뿔테 안경에 귀 피어싱을 한 채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정용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nkys/

우유주사 연예인, 의사에 보낸 문자 내용이…충격

안철수 "이해찬, 나를 불쏘시개로 만들려 해"

"예술작품 같아" 구글 데이터센터 내부 최초공개

17세 김정일 장손 "할아버지가 독재자인 줄…"

[속보]한국,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귀걸이 사진까지…문재인 아들 채용의혹 '시끌'

"더는 못참아" 개성공단 3위 업체도 철수 왜?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