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정일 대화록 있나 없나" 공방 확산

김광수기자 2012. 10. 10.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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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사실 무근" 펄쩍 새누리는 국정조사 제안"대화록 보관한 적 없다" 정부 당국자 부인에도 정문헌 "공식 브리핑서 이름 걸고 밝혀보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고 이 내용을 담은 대화록이 존재한다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주장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민주통합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펄쩍 뛰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2007년 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단독 회담은 없었고 회담에 배석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도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도 전날 논평을 통해 "정 의원은 대화록 내용을 어디에서 들었는지 밝히고 공식 사과하라"며 "2007년 회담 당시 이재정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배석했고 단독 회담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양 정상의 회담에서 북측에선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만 배석했고, 우리 측에서는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 등 4명이 배석해 단독 정상회담과 합동 정상회담의 중간 형태로 진행됐다.

이를 두고 당시 북한 중앙통신은 양 정상이 단독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고, 우리 측은 '사실상의 단독 회담'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내가 대화록 내용을 듣거나 본 것에 그쳤다면 노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그렇게 상세하게 공개할 수 있겠느냐"며 "지난 정부 인사들은 상황이 곤혹스러우니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1월부터 2년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정 의원은 대화록 공개 여부에 대해 "통일부가 갖고 있으니 그쪽에서 공개하면 된다"며 "대화록이 존재한다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남북정상회담 한달 후인 2007년 11월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남측 대표로 참석한 김장수 전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북측 대표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노 대통령도 NLL이 문제 있는 선이라고 했으니 청와대에 물어봐라, 왜 국방장관이 자꾸 NLL을 고집하느냐'고 따지길래 말을 끊었다"면서 "대화록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측은 회담 내용을 녹음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는 대화록을 보관한 적도 없고 현재 보관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의원은 "정말 대화록이 없다면 통일부 대변인 등 당국자가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이름을 걸고 밝혀보라"면서 "공식적으로 부인하지 않는 것은 결국 대화록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비공개대화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앞서 정 의원은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남북 단독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라며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통전부가 이 내용을 녹취해 우리측 비선라인과 공유했고 대화록은 통일부와 국정원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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