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안철수가 박근혜보다 더 하다?"

2012. 9. 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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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명절날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정치 얘기가 빠지지 않죠. 특히 18대 대통령 선거를 80여 일 앞둔 이번 추석에서는 더할 겁니다. 12월 대선 1차 승부처인 추석 차례상 민심을 잡기 위해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총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언론에 의해 1차, 2차 걸러지고 정제되어진 뉴스만으로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 오마이뉴스 > 정치부 기자들이 추석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재했지만 기사로 다 쓰지 못한 얘기들을 통해 세 후보의 쌩얼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추석 대선토론회가 더욱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정확성과 객관성을 중시하는 < 오마이뉴스 > 정치부이지만 이번 만큼은 다양성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기자 개인의 주관을 다소 가미했습니다. < 편집자말 >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고속터미널역에서 추석을 맞아 고향을 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기사보강: 29일 오후8시30분]

지난 19일 안철수 후보(무소속)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판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구도로 형성됐다. 앞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이른바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등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11일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24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도 지지율 반등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근 비리 등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것도 문제지만, 박 후보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추석을 앞두고 외부인사 영입 경쟁을 벌였다. 추석 이후 전개될 후보단일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 오마이뉴스 > 정치부 기자 6명이 여의도 국회 앞 중국집의 한 골방에 모인 것은 지난 26일

저녁이었다. '대선후보의 쌩얼을 보여줘'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넘도록 봉합되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친박·친이 갈등으로 좌담회의 문을 열었다.

박근혜 후보의 '어색한' 유머와 안철수 후보 캠프의 '불통' 문제는 묘한 대비를 이뤘다. 각 후보 마크맨들이 침 튀기며 열변을 토한 후보단일화 문제로 좌담회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정치부 기자들은 '촉'이 발달해야 한다고 했던가. 추석 이후 대선 판세까지 전망하면서 이날 좌담회를 마무리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의 이름은 별명으로 대체했다. 또한 기자들의 대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호칭은 과감히 생략했다.(실제 좌담회에서는 호칭을 붙여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전체 대화를 가감 없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분량을 크게 줄이지 않고 2회로 나눠서 정리했다.

[친이·친박 갈등] "안철수로 헤쳐모이면 친이가 탈당해서 나올 수도...?"

타조

"이정현(새누리당 공보단장)이 완전 경직돼 있더라. 그러다 사고치지. '이거, 이런

거 아니에요?'하고 물어봤는데, 예전 같으면 '아유 왜 그러세요~' 할 텐데. '왜 기자가 그렇게 마음대로 해석을 하느냐'고, '나온 것만 가지고 기사 쓰라'고 쏘아 붙이던데?"

민아

"아예 이상일(새누리당 대변인)처럼 몸을 사리든가."

아농

" < 쾌도난마 > (종편 시사프로그램)에 나와서, 이정현이 막 울더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

문을 작성하는 박근혜(새누리당 후보)의 심정이 느껴졌대."

민아

"오늘 선대위 구성 얘기 들으니까 교통정리가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던데. (새누

리당 선대위에) 이한구(원내대표)랑 김무성(전 의원)을 (의장으로) 앉혀놨는데, (선대위 부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이랑 유승민(의원)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아농

"이한구랑 김무성 사이 안 좋아."

민아

"김무성은 부산, 울산, 경남 등 밑으로 내려가서 활동한다 쳐도 역할이 서로 애매해. 이재오(새누리당 의원)를 (선대위에) 데리고 오면 좋은 거(자리) 줘야하지 않겠어?"

아농

"콩가룬데?"

민아

"이재오는 못 데려오고, 데려 오려면 정몽준(새누리당 의원)을 데려와야 하는데."

타조

"정몽준이 세력이 있나?"

민아

"세가 없어도 가진 게 있잖아. 비박(근혜) 상징성. 이재오는 뭐 세가 있나. 아무것도

없지."

타조

"이재오 밑의 사람들이 실무 잘 본다고 하잖아. 박근혜가 이재오한테 개헌 맡기겠다

고 하면 오지 않겠어?"

민아

"이재오는 분권형 하자는 건데 박근혜가 마음에 들어 할지 모르지."

아농

"이재오는 (선대위에 참여)할 마음이 없어."

타조

"전반적으로 민주당하고 다른 게 비문(재인)은 경선 끝난 뒤에 뭐라도 하려고 하는

게 있는데 친이(명박)는 의지가 정말 없어 봬. 당내 한 인사는 안철수(대선후보)로 헤쳐모이면 친이 쪽에서 당을 나갈 수도 있다, 그걸 노리고 있다는데. 박근혜로 잘해보자, 하는 마음은 정말 없는 거 같아."

주폭

"친이가 나오면 안철수가 받아 주나?"

아농

"친이가 친박에 대한 적개심이 장난 아냐. 세종시 같은 것도 박근혜가 가만히만 있었

어도 밀어 붙일 수 있는 사안인데, (박근혜가) 자기가 말한 거 지키려고 MB의 중요한 사업하나를 무산 시킨 거잖아."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6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뉴존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의 유머] "보수집권플랜, 진보한테 알려주면 안 되죠"

민아

"안철수, 부산고 방문한 워딩 보니까 굉장히 박식한 티를 내대."

주폭

"국민대 가서 농담이랍시고 알고리즘 얘기를 하는 거야. 자동차 사고 나도록 알고리

즘 바꿔 놓은 거 아니냐는데, 이걸 듣고 누가 웃냐고."

민아

"결국 박근혜가 가장 국민 눈높이에 맞는 건가?"

아농

"근데 박근혜도 안 웃겨."

민아

"옆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잘 웃는데."

아농

"박근혜가 저번에 '사랑하는 이의 심장 무게 얼만지 아시나요? 두근두근 해서 네 근이

에요'라고 유머를 했는데, 내가 주변을 쫙 봤어. 대학생들은 가만히 있는데, 옆에 참모들만 막 웃어."

민아

"개그라는 건 시대 조류가 있으니, 언젠간 (박근혜의 개그도) 통할 날이 올 거야."

타조

"박근혜는 재미있는 유머를 일부러 하는 것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 순발력이 굉장히

늘었어. (지난 18일) 박근혜가 우리 회사 방문했을 때, 오연호가 (조국 서울대 교수와의 대담집) < 진보집권플랜 > 을 선물로 주면서 '박근혜 대표와 인터뷰해서 < 보수집권플랜 > 을 쓰고 싶었는데' 하니까 박근혜가 '(보수의 집권전략을) 진보한테 알려주면 안 되죠' 이러더라고. 전략은 숨겨놨을 때 전략이지, 노출되면 이미 전략이 아니라는 거야. 아주 웃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주폭

"박근혜 유머는 글로 배운 유머를 입으로 말하는 거 같아."

타조

"그렇지. 준비하는 거지. 유머집이라도 한 권 읽고."

주폭

"참모들이 재미있는 얘기를 막 찾아서 보여주는 거 아냐?"

아농

"박근혜가 스스로 준비해. 여러 가지 소스로 대화를 잘 이끌어 가려고. 옆에서 박근

혜에게 유머를 조언하는 사람은 없는 걸로 알아."

영희

"혼자 준비하니까 그런 유머가 나오는 거야. 남들한테 시범을 한 번 보이고 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구달

"그런 유머 써주는 참모 있으면 잘라야지. 혼자 준비하는 게 맞아."

아농

"옛날에 YS(김영삼 전 대통령) 시리즈, 그런 책 되게 많았어. 박근혜 집에 많이 있을 거 같아."

타조

"혼자 독학?"

민아

"박근혜는 혼자 하는 게 많아. 뉴스 검색도 혼자 한대."

아농

"박근혜가 기사를 혼자 다 검색해서 본대. 아침에 참모들이 보고하기 전에 이미 기사

를 보고 왔더라는 거야."

민아

"어떤 기자가 어떤 기사를 쓰는지도 알아."

타조

"기자로서 고맙네. 근데 기사 보면서 (비우호적인 기자 블랙)리스트 작성하는 거 아냐?"

[문재인의 무색무취] "안면인식장애? 저 다 기억합니다"

타조

"문재인 얘기 좀 해봐."

구달

"문재인은 농담도 안 해."

타조

"문재인은 너무 진지하거나……."

아농

"말이 정제돼 있잖아."

민아

"그게 약점인 거 같아. 본인 캐릭터가 안 나와."

타조

"무색무취하다는 느낌?"

민아

"그치. 노무현(전 대통령)은 등신 춤도 추고 그랬는데."

주폭

"문재인은 뭔 얘기를 해도 '보고 읽는다, 외워서 읽는다' 이런 느낌이랄까. 즉문즉답

이 잘 안 되는 스타일이야. 모범답안, 정답 얘기하는 스타일."

아농

"문재인은 현장에서 기자들 질문에 대답 안 해?"

주폭

"우르르 휩쓸려서 그냥 가버려."

민아

"세 후보 다 불통이네. 내가 처음 새누리당 출입했을 때 놀란 게, 박근혜는 기자를

시정잡배 취급하는구나, 였어."

주폭

"기자가 꼭 (사극에 나오는) '무수리 1' 같아. (왕비) 뒤를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면서

'제발 한 마디만 해주세요' 하는 것처럼."

민아

"박근혜 마크맨을 폄하 하지마. 얼마나 힘든데."

타조

"문재인도 현장에서 한 마디씩 하잖아."

구달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는 이유가 뭐냐면, 현안에 대해서 문 후보 워딩이 미리 나와.

박근혜처럼 안 나오면 기자들이 대기하고 물어보겠지만."

아농

"좋네."

구달

"불통은 아니지."

주폭

"근데, 문제는 궁금한 게 별로 없어. 이건 다른 얘긴데, 정성호(민주통합당 대변인)가 기자들이랑 밥을 먹었는데, 문재인에 대해서 '스킨십이 부족하다. 내가 여러 번 인사를 했는데,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더라'고 그랬어. 비보도를 전제로 한 얘기인데, 기사가 나가버린 거야. 어제 워크숍에서 문재인이 정성호를 만나서 악수하면서 '저 다 기억합니다' 했다는 거지."

아농

"안면인식장애가 있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28일 오후 대전역을 찾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귀성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안철수의 불통] "박근혜보다 더 심하다?"

타조

"안철수는 자기가 말하고 싶을 때만 얘기하더라."

영희

"(지난 24일) 국민대에서도 기자들이 한 마디만 해달라고 해서 한마디 하고 간 거야. 기자들이 질문하려고 했는데 그걸 잘 안 받아. 유민영(대변인)이 항상 잘라."

구달

"안철수가 정치인으로 준비가 안 돼 있어서 완전 오픈하면 실수할 확률이 되게 높아.

일부러 자르는 거야. 그게 맞기도 해. 당분간은 그렇게 가는 게 데미지가 적지. 말실수 하면 끝이야."

영희

"지난번 국민대와 오늘 부산고 (언론사) 풀(대표 취재) 같은 것도 현장에서 기자를 자기들이 마음대로 지정해서 들

여보내. 기자들이 서로 협의해서 정하는 게 맞는데. 그래서 안철수가 가는 현장에서는 박근혜보다 더 심하다, 불통이다, 라는 얘기가 나오지."

구달

"정책네트워크 포럼 한다고 했을 때, 참석자가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캠프에서 '사전

에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거야. 이게 말이 되냐. 언론 대응이 최악이야.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처음 경선캠프 꾸릴 때 우왕좌왕하던 모습과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아농

"아니 어떻게 풀을 어떻게 자기들이 지정해서 시켜?"

영희

"대선 출마 선언하면서 기자들 질문도 그렇게 받았잖아. (인터넷매체의 경우) 자기들

이 미리 질문할 기자를 지정해줬다고."

아농

"풀은 기자들끼리 짜야지. 기자들은 풀 한 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자기들이

풀 할 기자를 지정한다는 것은 일종의 언론 통제야."

영희

"부산고에서 통신이랑 인터넷매체는 빼고 공중파방송이랑 신문, 종편을 들여보

낸다는 거야. 이해가 안 가잖아. 막 항의를 했지."

구달

"유민영이 언론의 취재 시스템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참여정부 때) 청와대 춘추관

장까지 한 양반인데, 그건 의도적인 거야."

민아

"토론회 가서 실생활에 쓰는 말을 갖고 하는 사람은 박근혜일 거야. 그런 말을 요즘많이 써. 멘붕이니 아싸리판이니. 이런 얘기를."

구달

"그런 면에서 제일 위험한 게 안철수야.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지겨워서 못 할 거

고, 메시지가 계속 바뀔 거야. 정치인으로서 엄청 안 좋은 거야."

타조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 그거 사고 아니냐. 퇴로를 차단시키는 말이잖아."

구달

"안철수가 말은 세게 해. < 오마이뉴스 > 10만인클럽 특강에서 '금융사범은 왜 사형 못

시키냐'고 했잖아. 이미지가 안 맞잖아."

민아

"CEO일 때 부하직원이 보고서를 자꾸 늦게 내니까, 메일로 '이런 식이면 내 마음 속에서 지워버린다'고 했대. 냉정한 사업가의 면모라는 일화로 나오더라."

< 기사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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