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시간 2시간 연장 무산 논란, 대선쟁점化?

박대로 2012. 9. 2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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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오전 6시~오후 6시까지인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투표시간을 오전 6시~오후 8시까지 2시간 연장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논란 끝에 통과가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예산 부족과 사회적 비용 증가 등 이유를 들어 반대했지만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투표율 상승을 원치 않는 새누리당의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는 투표시간 2시간 연장법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행안위 산하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해당 법안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초 여야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은 이 법안에 찬성했지만, 당일 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소속 고희선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이 의결을 미루고 정회를 선언하는 바람에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소속 행안위 전문위원이 고 위원장에게 "시간 연장은 안 된다"는 귓속말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귓속말 후 고 위원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돌연 입장을 바꿔 법안에 반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야당의원들의 주장이다.

비록 갑자기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새누리당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은 "투표일이 공휴일이라 아무 때나 투표를 하면 된다" "1~2년 유지해온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관례대로 놔둬야 한다" "관리 운영상 문제나 비용증가, 다른 나라의 사례 등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들이 밤새 개표를 지켜보는 사회적인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등 이유를 들어 2시간 연장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전문위원 말 한 마디에 여야 합의내용을 뒤집었다며 새누리당을 맹비난했다.

특히 야당은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다가오는 대선에서 박근혜 대선후보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은 새누리당이 돌연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투표시간 연장 취지가 투표일에도 직장에 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제시하며 이번 사태를 새누리당의 '반(反)서민적'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노조와 시민단체도 새누리당 비난공세에 가세했다.

참여연대는 "투표율 하락과 비정규직 등 노동자들의 열악한 투표 환경의 문제점은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며 "아직도 일부 의원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주판알을 튕기고 있고 다수당은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지연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수백만의 노동자들은 회사 눈치를 봐가며 투표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많은 국민의 투표참여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여김으로서 스스로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 1% 특권집단임을 고백하고 있다"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나아가 민주노총은 이번 투표시간 2시간 연장법안 무산 문제를 올해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에는 "귀 후보가 생각하는 실질적 참정권 보장 방안은 무엇입니까", "다수 의원들이 입법 발의한 투표참여 확대 법안이 표류하고 있는데 대한 귀 후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귀 후보의 방안은 어떤 것입니까" 등 문항이 포함됐다.

민주노총은 이들 후보 3인에게 추석 전까지 어떤 형식으로든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 향후 후보들의 입장 표명에 따라 투표시간 2시간 연장법안의 운명도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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