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돈이란 건 70%는 갈라주고 30%는 자기가 쓰는 것"

2012. 9. 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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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송영선 녹취록으로 본 불법 정치자금의 세계

"조직 수두룩한데 돈 써야지

그 사람들이 자원봉사 하겠나"

친박 인사에 2억 빌려준 ㄱ씨에게

"돌려받으려는 건 잘못된 생각

그 돈은 이미 공중분해 됐다"

사업가 ㄱ씨에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용'이라며 금품을 요구한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과 ㄱ씨의 대화 녹취록에는 '정치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송 전 의원의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다.

<한겨레>가 입수한 송 전 의원과 ㄱ씨의 대화 녹취록에서 송 전 의원은 "정치판 돈이라는 건, 대금을 받으면 70(%)은 이리저리 다 갈라주고, 30(%)은 자기 생활에 필요한 곳에 쓴다. 조직이 수두룩하니까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ㄱ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친박계 ㅎ씨에게 2억여원을 빌려줬다가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송 전 의원에게 말했다. 송 전 의원은 이 돈과 관련해 "(그 돈은) 이미 공중분해가 다 된 돈"이라며 "(ㄱ씨가) 돈을 돌려받으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은 돈 받아서 부정축재 하려는 게 아니고, 박근혜 후보한테 잘 보이려고 모든 걸 다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돈(정치자금) 받으려는 사람이 그걸로 부정축재 하고 집 사는 사람은 없다. 그 돈을 받아서 정치 돈으로 안 쓰고, 커피숍을 냈거나 아파트를 빌렸으면 원금 받은 것의 몇십%라도 (돌려)주지만, 이건 이미 공중분해가 다 된 돈"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바닥에서 ㅎ씨 같은 사람은 바람잡이"라며 "아무리 짜봐도 그 돈은 안 나온다. (정치자금을 받아 다른 사람들에게) 다 갈라줬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ㄱ씨가 '돈을 어디에 나눠주냐'고 묻자, 송 전 의원은 "그 밑에 조직이 수두룩하니까 돈을 써야 한다. 박근혜 이름을 갖고 움직이는 조직이 한두개냐"고 답했다. "그 사람들이 다 무슨 자원봉사를 하겠냐. 자기 포켓에서 돈 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안 되는(없는) 데는 (ㅎ씨 같은 사람이) 돈을 보태줘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ㅎ씨가 그 돈을 (대선이 끝난) 12월에 돌려주겠다고 한다면, 그건 다른 데서 받아서 주겠다는 거니까 '사고'가 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주변 지인들을 통해 개인적으로 조달하는 정치자금이 아니라 제3의 '자금줄'이나 이권개입 등을 통해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비교한 것이다.

ㅎ씨는 2006년 8월 박 후보의 외곽 지지조직인 '한강포럼'을 만들어 활동했으며,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후보 비선조직으로 알려진 '마포팀' 운영도 주도한 인물이다. 이명박 당시 경선후보의 위장전입 의혹을 캐려고 이 후보와 친인척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 발급받은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ㅎ씨는 2007년 ㄱ씨가 아닌, 또다른 재력가에게 박 후보의 "경선자금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돈을 받았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9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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