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간 포기한 흉악범 경고위해 사형제 필요"

입력 2012. 9. 4. 17:09 수정 2012. 9. 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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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중국 전인대상무위원회 천즈리 부위원장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인간이기를 포기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흉악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일을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도 (사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4일 사형제 존속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유력 대권주자가 사형제 존속 입장을 처음 밝힌 것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3일 사형제 부활 여론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도 이날 "(사형제 부활은) 너무 성급한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향후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날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아동 성폭행범 사형집행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형제 폐지 움직임이 있었을 때도 저는 사형제 폐지는 신중하게 고려할 일이지 폐지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사형제 존속'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양형문제에 대해 이렇게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조심스럽고 사형 자체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끔찍한 일(흉악범죄)에 대해 '그러면 너도 죽을 수 있다' 그런 것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금 대통령이라면 (사형 집행을) 하겠나"라는 질문에는 "그때도 저는 그렇게 주장한 사람"이라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나주 아동 성폭행 사건 등 흉악범죄에 대해선 사형 집행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박 후보의 '사형제 존속' 입장을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사형제도가 그 예방과 처벌에 효과적인지 여전히 논란이 많고, 유신정권 시절 인혁당 법정살인에서 볼 수 있는 '억울한 죽음', '정치적 죽음',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사형집행 재개의 섣부른 검토를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하준 교수 영입? 전혀 모르는 일이지만 좋은 분들 영입에 관심 많아"

박 후보는 장하준 영국 케이브리지대 교수 등 진보 성향 경제학자 영입설에 대해 "그런 얘기는 다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지 전혀 모르는 일들"이라고 밝혔다.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전 의원이 영입 대상으로 장 교수와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을 거론하며 불거진 '진보진영 인사 영입' 보도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선 것. 실제로 홍 전 의원이 8월 말 장 교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자기 개인 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는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말씀드렸듯,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제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각 분야에서 신망 있고 그 분야를 잘 알고 하실 수 있는 분들을 만나고, 그런 분들을 영입하는데 관심이 굉장히 많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찾아서 당에 좋은 분이 들어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에 대해서도 "훌륭한 경제학자"라며 "(장 교수의 책인)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도 읽어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내 비박(비박근혜) 인사인 정몽준·이재오 의원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정 의원과는) 시간을 맞추지 못했는데 연락을 드리고 만나려고 한다"면서도 "(이 의원에게는) 연락을 드렸는데 답도 없고 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부와 의회 관계 긴밀해야 해"... '정당정치' 벗어난 안철수 비판?

잠재적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정부와 의회의 관계가 굉장히 긴밀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정당의 틀을 벗어나려는 분도 있다"는 질문에 "의원, 당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면서 절실히 느끼지만 당정협의가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 "국회는 국민의 대변인으로서 '국민의 눈높이가 이렇다'고 말할 수 있고 실행은 정부가 하는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공감대와 협력을 이루지 못하면 예산 등 일이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정당정치'의 틀을 벗어난 안 원장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인 셈이다. 박 후보는 "안 원장의 책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봤느냐"란 질문에 대해선 "읽어보지는 못하고 이런저런 내용이란 것은 알고 있다"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고만 답했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인 역사평가를 내리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여러번 얘기한 사안"이라며 "개인이 자유롭게 생각하는 문제다, 지금은 우리가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답했다.

"역사관 질문이 계속 나오는 까닭은 현재 후보의 역사인식이 미래의 행보에 연결되기 때문 아닌가"란 질문에 대해서도 "그건 어거지다, 저만큼 노출이 된 정치인이 없다"며 "저 사람이 15년간 정치를 하면서 어떤 생각을 갖고 당을 어떻게 운영했고 어떻게 지켰고 모든 문제에 대해 국민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오찬간담회 주요 일문일답

- 요즘 정당의 틀을 벗어나려는 분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정부와 의회의 관계가 굉장히 긴밀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제가 의원으로, 대표도 하고 비대위원장도 하고 해서 절실히 느끼지만 당정협의가 중요하다. 국회는 국민의 대변인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이렇다'고 말할 수 있고 실행은 정부가 한다. (국회와 정부가) 공감대와 협력을 이루지 못하면 예산 등 일이 안 되는 것이다. 이번 예산도 그렇고."

- 그런 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대선 출마에 나서는 것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것도 있고. 확실한 얘기가 없어서 뭐라고 앞서가며 얘기하기도 그렇다."

- 안 원장의 책 '안철수의 생각'은 읽어봤나

"읽어보진 못하고 이런저런 내용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 공감하는 부분이 있던가. 있다면 무슨 내용인가.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선) 제 정책도 많이 아실테고 읽어보면 이것은 같고 이것은 다르구나 하고 잘 아실 것 같은데요?"

- 아동 성폭행범 사형집행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형제 폐지 움직임이 있었을 때에도 저는 사형제 폐지는 신중하게 고려할 일이지, 폐지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너무 끔찍하지 않나. 입장을 바꿔놓고, 인간이길 포기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흉악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를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도 (사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제가 양형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건 조심스럽고, 사형 자체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끔찍한 일에 대해 '그러면 너도 죽을 수 있다' 그런 것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중도좌파, 장하준 교수 영입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영입하려고 하시나.

"사실 저도 잘 모른다. 누가 누구를 만났다더라 그런 얘기는 다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지 전혀 모르는 일이다. 어떤 분들과 일을 할 것인가는 제가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말씀드렸다.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 (박 후보에게) 역사관 질문이 계속 나오는 까닭은 현재 후보의 역사인식이 미래의 행보에 연결되기 때문 아닐까.

"그건 어거지다. 저만큼 노출이 된 정치인이 없다. 저 사람이 15년간 정치를 하면서 어떤 생각을 갖고 당을 어떻게 운영했고 어떻게 지켰고 모든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건 어거지다."

- 전태일재단 방문 막은 분들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전태일 열사 분신 장소에서 (재단 측을) 소개한 분이 '노동자들이 꼭 행복한 나라 만들어달라'고 말하셨다. '꼭 그리 만들겠다'하고 헤어졌다. 저는 반드시 노동자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 솔직히 제 개인적으로 대선출마해서 대통령 한다고 좋은 것은 없다. 그런데 내가 약속한 것도 많고 선거에서 신뢰도 받았다. 그러면 이제 갚아야 한다. 노동자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것,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다."

- 쌍용차 분향소 방문 계획은 있나.

"앞으로 민생현장을 많이 다닐 것이다. 그러면 그런 분도 만날 텐데. 앞으로 가능한 데로 많이 다니고 만나고 그러다 보면 그런 분도 만나고. 그렇게 말씀 드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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