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의 회계학..지원하는데만 300만원
공천의 회계학…지원하는데만 300만원면접도 못보고 돈 날려탈락자들 "공천장사하나"黨 "그래도 남는게 없다"
"비례대표 한번 돼보겠다고 350만원이나 냈는데 면접조차 못 보고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리는 게 말이 됩니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다가 서류심사에서 떨어진 A씨의 항변이다. 당비(300만원)와 심사비(50만원)를 당에 납부한 A씨지만 서류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상당수 공천 신청자는 A씨처럼 공천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수백만 원대 심사비를 고스란히 날린다. 지난 4일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부산 사상구)가 이준석 당 비상대책위원의 트위터에 "(지역구) 공천심사비 100만원은 20대 정치 신인에겐 너무 큰돈"이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정치에는 돈이 들고,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에 돈이 몰린다. 돈 안 드는 선거가 정착됐다지만 정치 신인에게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공천 신청자에게 심사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는다. 비례대표 후보는 50만원이다. 지역구 후보자는 총 967명. 당은 심사 비용으로만 9억6700만원을 거둔 셈이다. 비례대표 후보자 616명에게서 얻은 수입은 3억800만원이다.
공천 신청자는 당비도 내야 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신청한 후보자는 모두 당비 6개월치를 한꺼번에 내야 한다. 지역구 신청자는 월 30만원씩 총 180만원을 내야 한다. 비례대표 신청자는 월 50만원씩 총 300만원이다. 이렇게 해서 당이 공천 과정에서 거둔 수입은 총 35억여 원이다.
민주통합당에서 최종 후보가 되는 길은 더 험난하다. 우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신청자는 심사비용으로 300만원을 일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지역구 신청자가 예비후보 간 컷오프를 통과해 경선을 치르게 되면 국민경선 비용 10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게다가 통합진보당과 전국 79곳에서 벌어진 야권연대 경선에서 발생한 비용도 후보자 몫이다. 일단 경선이 끝난 뒤 소요된 실제 비용을 경선에서 승리한 측이 60%, 패한 쪽이 40%를 내는 식이다.
민주당 지역구 후보 신청자는 713명이고 비례대표 신청자는 282명이다. 일단 당이 공천 심사비 명목으로 거둬들인 수입은 총 29억8500만원이다. 여기에 당내 경선 비용과 야권연대 경선 비용까지 추가하면 개별 신청자는 당의 후보로 최종 선정되기까지는 수천만 원이 필요한 셈이다.
한 예비후보 측은 "대학이 원서 접수로 장사를 하는 것처럼 정당들이 공천 장사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각 정당도 할 말은 있다. 지역구 공천만 해도 전국 246곳에 달하며 선거구별 여론조사 비용만 해도 수억 원이 소요된다는 하소연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 입장에서야 당에 내는 심사 비용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 입장에서 실제 남는 게 없다"며 "보통 지역구 한 곳에서 여론조사를 한 번만 실시해도 10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조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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