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무릎 꿇고 기도? 청와대 "인도에 따랐다"

2011. 3. 3. 1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동성혜 기자]

◇ 3일 국가조찬기도회장에서 무릎꿇고 기도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 ⓒ 연합뉴스

[기사 추가 : 2011.03.04 오전 10:20]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이날 기도회는 최근 이슬람채권법(수쿠크법)을 둘러싼 정부와 개신교계의 갈등 때문에 관심이 집중된 것.

하지만 이날 이 대통령은 수쿠크법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수쿠크법을 반대하며 '대통령 하야 발언'을 했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외국에 나가 있어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엉뚱하게 불똥이 튄 것은 불교계 등 타 종교계.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정우식)는 3일 긴급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무릎기도를 "사회적 갈등요소가 되고 있는 일부 공직자들의 종교편향과 일부 종교 광신도들의 민족문화유산 파괴 행위를 정당화 시키고 국가 수장으로서 지도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로 규정한 것.

또한 대불청은 "민족문화를 수호하지 못하고 민주주의 파괴, 민생파탄 책임을 지고 먼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무릎기도와 관련,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합심기도라는 순서였는데, 인도자의 말을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대통령이 무릎 꿇고 기도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합심기도라는 순서가 들어간 게 작년에 처음"이라며 "합심기도의 형태가 서서 하든지, 앉아서 하든지 그걸 인도하는 목사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거듭 "주도한 목사님의 인도에 따라 그대로 간 것"이라며 "대통령만 특이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참석자 모두가 인도에 따라 행동한 것이다"고 답했다.

이날 기도회에서 합심기도는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대표회장이 했다. 길 회장은 "이 시간 우리는 다 같이 이 자리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한) 우리의 죄 고백을 기뻐하시는 진정으로 원하시는 하나님 앞에 죄인의 심정으로 통성기도를 하고..."라며 합심기도를 인도했다.

이에 참석자들이 하나 둘 바닥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고, 단상위에 있던 김윤옥 여사도 무릎을 꿇었다. 이 대통령 역시 잠시 주저하는 듯하더니 무릎을 꿇은 것.

이와 관련, < 조선일보 > 는 4일자 사설에서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저마다 믿는 종교의 형식을 좇아 한마음으로 나라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나라다"라면서도 기독교계와 정부의 '수쿠크법' 갈등, 현 정부 들어 기독교와 다른 종교와의 불편한 관계를 예로 들면서 "조찬기도회를 이끈 주최측이 대통령이 겪고 있는 이런저런 어려움과 기도회 모습을 지켜볼 종교적 입장이 다른 국민 마음까지를 더 깊이 헤아려 행사를 진행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