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예산안 연말 파행국회] 한나라 "강경 투쟁"

입력 2005. 12. 28. 21:26 수정 2005. 12. 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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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사학법 장외투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계속 강경하게 투쟁해야 한다는 장외투쟁론과 등원해 예산안 등 민생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원내외 병행투쟁론이 강하게 부딪쳤다. 하지만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근혜 대표가 눈물을 글썽이며 강경투쟁론을 진두지휘하자 병행투쟁론은 일순간에 묻혔다. 한나라당은 다섯번째 장외집회인 대전 집회도 4000여명의 인파 속에 강행했다.

박 대표는 "민생은 항시 있는 것이다. 하루는 나가 투쟁하고 다음날은 들어와 상임위를 하면 투쟁과 압박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가 "4·15총선 때 한나라당에 121석을 준 가장 큰 의미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최소한의 힘을 준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필요없는 이념 싸움이냐"고 비판론을 반박할 때는 목이 메어 30초쯤 말을 잇지 못했다. 온건파였던 강재섭 원내대표도 "사학법도 문제지만 앞으로 한나라당과 대화하는 척하면서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 의사봉 두드리면 한나라당은 설 땅이 없다"고 강경투쟁 의지를 다졌다. 김형오 의원은 "지방자치 선거가 끝나는 내년 6월까지 투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정권퇴진 운동 수준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을 내비친 강경 발언도 등장했다. 김재원 기획위원장은 "사학법 무효화 투쟁본부 이름을 '반(反)노무현 투쟁 기구'로 승격시켜 한나라당이 투쟁을 주도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밝혔고,주성영 의원도 "도저히 의회정치의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을 때에는 정권퇴진 운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 역시 대전 집회에서 강경한 톤으로 "이제 이 정권을 국민이 거부하는 일만 남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소장파인 김명주 의원은 "정기국회에 마지막까지 들어가지 않는 것은 17대 국회를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사학법이 국회를 그만둘 정도로 비상한 것이냐"고 역으로 장외투쟁론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호남 지역에 폭설이 내렸는데 과연 영남권이 그래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유감"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박형준 의원은 "비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모습은 아쉽다"면서 "(사학법에 반대하는)40%의 지지를 너무 단단한 것으로 생각해 마이웨이를 고집하면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고,고진화 의원은 "예산안을 볼모로 투쟁하는 것을 국민들이 지지해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비판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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