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 더 악화돼야"
노무현 대통령의 "새로운 정치 문화를 전제로 임기 단축도 고려할 수 있다"는 청와대 만찬 발언이 열린우리당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 우리당은 31일 전날 노 대통령의 발언 파문으로 종일 충격과 혼란에 휩싸인 채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
노 대통령이 특히 만찬 간담회에서 '호남 여론이 안 좋다는데 더 나빠져야 한다' '호남은 지역주의 피해자가 아니다' 등 우리당 의원들의 호남 민심 불안에 강경한 어조로 대응, 호남 출신 의원뿐 아니라 다른 지역 의원들이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낀 분위기다. 여기에 국참연·참정연·의정연 등 친노 계파들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적극 강조하고 나서면서 당내 지역별·계파별 논쟁이 증폭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호남 포기하나, 불만 기류=한 호남 출신 의원은 만찬 직후 "노 대통령이 '1노3김 청산'을 얘기하면서 호남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며 "그동안 DJ(김대중)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이 지역주의 피해자는 아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만찬 자리에서 호남 출신인 장영달 김동철 의원 등이 호남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얘기하자, 노 대통령이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으로 나뉘는 건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 호남 민심이 더 나빠져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호남 의원들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다는데 선거에서 떨어질 수도, 붙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남 출신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을 한나라당(영남)과의 대연정을 위해서는 호남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전남의 한 초선 의원은 "호남 민심 이반의 근본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꾸 연정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면서 "호남 의원으로 어제 자리는 참 곤혹스러웠고 서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남 의원도 "호남 민심이 흔들리는 데 크게 걱정하는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며 "노 대통령이 허술한 각본으로 연정을 추진하려 했다가 혹만 붙인 꼴"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이 "(총선에서) 떨어질 게 무서워 탈당할 것 같으면 내가 먼저 나가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의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또 이 자리에서 "김우식 비서실장이 살아온 과정과 성품으로 봐서 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 같아 내보냈다"며 '경질'을 시사한 것도 의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연정에 관한 '뜻'이 맞지 않으면 함께 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총대' 멘 친노그룹=국참연 정청래 의원은 당 게시판에 "대통령의 말씀에 논리적 적합성이 있다"며 지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 참모 출신들이 주축이 된 의정연의 서갑원 의원도 "지역구도를 극복하고 상생과 타협의 정치문화로 바꾸기 위해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권력의 절반도 내놓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만큼 (지역구도 타파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의정연은 이와 관련, 조만간 노 대통령의 연정 구상에 대한 지지를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정연을 주도하고 있는 유시민 의원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는데 다만 이해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많았을 뿐"이라며 당내 반발을 일축했다.
김동진·양원보 기자
bluewin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5세에 손녀 같은 막내딸까지 얻었는데…이혼설 터진 신현준, 진실은?
- “운동 다녀올게” 집 나선 40대女 참변…30대男 “너무 힘들어서”
- ‘78세’ 김용건, 붕어빵 늦둥이 아들 공개? “역시 피는 못 속여”
- “돈독 올랐다” 욕먹은 장윤정, ‘진짜 돈독’ 오른 사정 있었다
- “내 콩팥 떼어주면 돼” 언니에게 선뜻 신장 내어준 동생
- “개보다 못해” 아내에 피살된 유명 강사…백종원 피고발 [금주의 사건사고]
- 누군지 맞히셨어요?…아기 때 얼굴 전혀 없다는 유명 방송인
- “이제 10억으론 어림도 없어요”
- “한국인 45만명 사라졌다”…무슨 일이?
- "남자한테 참 안 좋은데~"… 우리도 모르게 섭취하고 있는 '이것' [수민이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