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까지 들러리로? 박근혜 잇딴 '사진정치' 구설수

2012. 10. 3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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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거꾸로 들고, 자는 아기에게 말 걸고… 손연제 관제 행사에 동원 논란까지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체조 선수 손연재 선수가 새누리당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찍은 사진 한 장이 논란이다.

손씨는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주관한 토론회였다. 당초 이날 토론회는 장미란, 신아람, 송대남, 양학선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양학선 선수가 개인 사정으로 빠지게 되자 새누리당에서 대한체조협회에 요청해 손씨를 긴급해 섭외해 참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체조의 손연재 선수와 인사를 하고 있다.©CBS노컷뉴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31일 성명을 내고 "이탈리아 대회에도 못나가고 러시아 전지훈련도 나가지 못해 속상해 있고 훈련에 바쁜 손연재 선수를 불러다 사진 연출용으로 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고등학생 신분의 손연재 선수를 정치행사에 억지로 불러 박근혜 후보 옆에 세워 이미지 사진용으로 써먹겠다는 발상자체가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논란은 대한체조협회가 지난 17일 이탈리아 초청 대회에 참석하려던 손씨의 출국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확산됐다. 손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해서야 항공권이 취소된 사실을 알게 됐고 이 과정에서 손씨의 지도를 맡고 있는 김지희 코치가 사퇴를 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체조협회는 손씨를 태릉선수촌에 입촌시키고 출퇴근 형식의 훈련을 합숙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대한체조협회와 소속사의 갈등에 손씨가 힘들어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손씨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해외전지훈련을 택하게 됐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면서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해 주시면 한국이 리듬체조 강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연재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토론'이라기보다는 선수 시절 힘들었던 경험을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 은퇴한 체육인들의 복지를 논의하는 토론회 주제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었다.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휘둘린다는 비판이 있긴 했지만 국가의 지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소속사의 지원으로 성장한 손씨를 이제 와서 대한체조협회가 관리하려 한다는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정부 여당의 행사에 들러리로 내보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누리꾼은 "본인들 원하는 거 손연재 선수가 들어 줬으니 이젠 태릉선수촌에서 꺼내 주시죠"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야 할 현역 운동선수를 정치에 이용하지 맙시다"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잇따라 걸려 눈길을 끌었다.

박용진 대변인은 "박 후보는 좋은 연출사진을 만들어 함박웃음을 지었을지 모르지만 이용당한 손 선수는 울상을 짓고 있었을 것"이라며 "손 선수를 아끼는 국민들은 정치가 스포츠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는 모습에 소리 없는 분노를 곱씹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19일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서 스마트폰을 거꾸로 들고 환하게 웃으며 통화하는 장면이 사진에 찍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유모차 걷기대회 행사에서는 유모차 안에서 자고 있는 아이에게 몇 살이냐고 묻는 장면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핸드폰을 거꾸로 들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연합뉴스

박용진 대변인은 "핸드폰 거꾸로 통화, 자는 아이와의 대화, 훈련 바쁜 손연재 억지포즈 사진 모두 박근혜 후보의 이미지 연출을 위한 억지춘향 일방통행의 증거사진"이라면서 "자기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하는 연출사진의 일종인데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잠든 아이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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