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통령 '경제실패' 사과하면 돌팔매 맞더라도 돕겠다"

박정철,우제윤,김강래 2016. 5.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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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5·18 특별법 바꿔서라도 기념곡 지정이원종 '예스맨' 될것..안종범, 책임질 사람이 오히려 승진법사위 12년 해볼참..호남, 우릴 지지한게 아니라 기회 준것

■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듣는다

'정치 9단' '직업이 원내대표' '영원한 비서실장'.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을 일컫는 표현이다. 16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박 원내대표는 자신이 언급된 기사들을 출력한 서류 뭉텅이를 꼼꼼하게 읽고 있었다. 반갑게 일어나 악수를 청하는 움직임과 목소리에서 올해 74세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열정과 힘이 느껴졌다. 20대 국회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 원내 사령탑을 맡은 그는 5·18 기념곡 지정 논란이 거센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거론하며 "협치가 무너지면 대통령 레임덕이 가속된다"면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쳐 훨씬 강한 법들을 들고나오면 대통령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경제 실패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내가 돌팔매를 맞더라도 돕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을 위한 행진곡' 때문에 여야 협치 기조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대통령중심제에서 협치란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지난 13일 청와대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소통과 협치의 가능성이 열렸다. 박 대통령도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국가보훈처에 좋은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보훈처는 합창 결정을 내리면서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안 받았고 독자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럼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이게 국가 기강이 있는 나라인가. 내가 박 대통령에게도 말했다. 자기 선에서 책임을 지고 일을 해야지 윗사람 핑계 대는 사람이 어떻게 보훈처장을 하냐고 말이다.

―이번 사건이 향후 정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협치가 무너지면 대통령 레임덕이 가속된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협치하자고 따라다녀야 하나.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쳐서 훨씬 강한 법들을 들고나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그때는 이미 '레임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다.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국민의당 입장은 뭔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기념곡'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얼마 전 단행된 청와대 인사 개편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원종 신임 비서실장은 훌륭한 행정가이지만 시급한 경제·정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결국 받아쓰기 잘하는 '예스맨'이 될 거다. 그리고 구조조정을 해야 할 지경까지 왔으면 지난 3년간 경제수석을 지낸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데, 오히려 정책조정수석으로 승진시켰다. 또 국회의원 떨어진 사람을 경제수석으로 임명했다. 실패한 사람, 떨어진 사람이 구조조정을 담당하면 설득력이 없고 감동도 없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현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나.

▷청와대 가서 박 대통령에게 '경제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을 설득하고 노동자의 아픔을 달래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 나는 돌팔매를 맞더라도 돕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의 아픔을 담아 눈물을 흘렸다. 박 대통령이라고 왜 못 하나. 2년 남은 대통령 임기가 짧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2년이면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다. 감옥 가봐라. 2년은 정말 긴 시간이다.

―정부는 대통령의 이란 순방 등으로 나름 경제적 성과를 올렸다고 주장하는데.

▷42조원 수주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박 대통령에게 직접 말하려다가 안 했는데, 이란이 그런 막대한 자금을 제공할 능력이 있나? 이란은 결국 해외 차관이 들어오면 차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거다. 얼마 전 목포에서 해고 근로자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들이 '대통령이 42조원 수주했다는데, 우리 중동으로 가서 일해보자'라고 말하더라. 경제는 심리라고, 해고 근로자들이 작은 희망이라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 말하려다가 안 했다. 박 대통령도 이 일화를 전하니 놀라서 메모를 하더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한 입장은.

▷나는 노동개혁을 찬성한다. 성과연봉제도 해야 한다. 그렇지만 노사정 합의가 중요하다. 법으로 노사가 합의하도록 돼 있다. 왜 노동자만 희생을 해야 하나.

―국민의당 5대 중점 법안의 19대 국회 처리가 무산됐는데.

▷청년고용촉진법, 공공기관운영법(낙하산방지법), 세월호특별법, 공정거래법, 신해철법은 20대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 이 중 국민의당 제1호 법안은 '낙하산방지법'이 될 거다.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조정해야 할 상임위가 있다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교육과학'과 '문화예술관광체육'으로 분리해야 한다. 문화·예술·관광·체육도 중요한 산업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임위 구조 때문에 교육에 완전히 밀렸다.

―20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원회는.

▷법제사법위원회로 가려고 한다. 12년 동안 법사위원을 하고 나면 법무사 자격증이라도 하나 나올까 기대하고 있다(웃음).

―총선 때와 달리 호남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는데.

▷호남 민심은 근본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와 '친노'에 대한 반대가 국민의당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를 지지한 것이 아니다. 기회를 준 거다. 국민의당이 정권교체를 이룰 힘을 갖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1942년 전남 진도 출생 △문태고, 단국대 상학과 △14·18·19대 국회의원 △20대 총선 당선(전남 목포) △미국 뉴욕한인회 회장 △문화관광부 장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국민의당 원내대표

[대담 = 박정철 정치부장 / 정리 = 우제윤 기자 / 김강래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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