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남자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트위터 글 논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6시 50분쯤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 서 있었다. 출구 벽은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낯선 남성에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글이 담긴 포스트잇으로 빼곡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열린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상경하면서 인터넷 뉴스를 통해 강남역에 추모 인파가 몰렸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문 전 대표의 측근은 “고인의 빈소를 방문하면 요란스러울테니 강남역으로 가겠다고 해 수행비서가 ‘포스트잇도 붙이고 헌화도 하시라’고 권했다. 문 전 대표는 ‘정치인이 눈도장을 찍으러 왔다’고 할 수 있다면서 20~30분 동안 먼 발치에서 묵념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 등에 관련 글을 남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 슬프고 미안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중년 남성 정치인이 추모해줘 힐링이 됐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여성이어도 안전한 사회여야 한다고 해야 정상 아니냐. 다음 생에도 여성은 폭력에 웅크려야 하느냐”는 등 비판 글이 쇄도했다.
찬반 논란이 거세지자 SNS엔 ‘남자로 태어나요’ 표현이 현장에 붙어있던 포스트잇 글을 인용한 것임을 보여주는 사진이 올라왔다. 19일 문 전 대표도 SNS에 해당 표현이 인용임을 재강조하는 해명 글을 남겼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인용임이 밝혀지자 대부분 오해를 풀었는데 일부러 문제삼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대 김미경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정치인으로서 문 전 대표가 ‘좀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대책부터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중과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배려하는 ‘감성적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더민주 당직자는 “정치인은 보좌진 없이 혼자 움직이더라도 주목받는다”면서 “또 트위터에 글을 올린 건 자신의 생각을 알리겠다는 뜻이다. 짧은 글도 해석에 따라 큰 파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경우 여성 혐오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 미비, 그리고 정신병적 현상인지 등 따져볼 점이 많은데 문 전 대표가 옮긴 글은 여성 혐오 부분만 두드러지게 보여 논란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김성탁ㆍ최선욱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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