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장준하 40주기 참석.."선생의 죽음, 정통성에 큰 상처"

2015. 8. 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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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진보적 목소리..진보 진영 결집해 신당바람 차단 해석도 DJ 외교정책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 시도

잇단 진보적 목소리…진보 진영 결집해 신당바람 차단 해석도

DJ 외교정책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 시도

(서울·파주=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광복 70주년 행보의 일환으로 17일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故) 장준하 선생의 40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고인은 대표적 항일운동가 중 한명으로 해방 후 이승만·박정희 정권 비판에 앞장선 인물인 만큼, 이번 일정을 두고 취임 후 중도공략을 계속하던 문 대표가 다시 진보진영 결집 시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표는 이날 추모식에서 "선생의 죽음은 한국의 정통성에 큰 상처가 됐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후 우리는 독재의 어두운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냈다"며 "민주화가 되기까지는 너무 오래 지도자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이 주창한 개헌청원 서명운동은 부마항쟁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이끌었고 민주정부 수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전쟁으로 무너진 폐허에 인간다운 삶이라는 씨앗을 심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문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선생의 죽음을 통해 민족의 정통성 앞에 부끄러워하는 독재권력의 실체를 알게 됐다. 치부를 감추기 위해 어떤 악랄할 짓도 하는 속성도 알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생의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 한을 풀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문 대표가 고인의 죽음과 관련, '독재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인 진보진영을 결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문 대표는 앞서 15일에도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진보진영의 지지를 확고히 해 신당론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문 대표는 18일에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진보진영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전 대통령의 외교전략과 박근혜 정부의 외교전략을 비교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경제번영을 이루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외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면서 "국민의 정부야말로 동북아의 새 질서를 주도한 최초의 정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끌려가는 태도가 아니라 주도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며 "평화외교마저 위태로운 지금 김 전 대통령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이념을 떠나 광복의 의미를 제대로 되새기고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것"이라면서 "진보층 지지를 염두에 둔 행보는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장 선생 의문사의 진상을 밝히는 것도 후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 역시 한반도 경제 활로찾기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일이다. 좌우의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 다른 의원들도 이날 장준하 선생 추모식을 고리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준하 의문사 진상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유기홍 의원은 "창씨명 다카기 마사오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부친의 친일행적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라도 장준하 선생 암살의 진상을 밝히고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일에 두 분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본인의 친일 가계 탓에 진상을 밝히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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