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으로 끝난 '유승민 공천 드라마'..긴박했던 하루

2016. 3. 24. 01: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선 '릴레이 당 회의'..대구에선 劉와 '도심 추격전' 김무성 "무공천해야"·이한구 "무공천 없다"..막판까지 맞서 劉, 새누리 로고없는 '대구의 미래' 문구 현수막 앞에서 회견 일부 대목서 목소리 떨려..24일 오후 첫 '무소속' 공식 행보

서울에선 '릴레이 당 회의'…대구에선 劉와 '도심 추격전'

김무성 "무공천해야"·이한구 "무공천 없다"…막판까지 맞서

劉, 새누리 로고없는 '대구의 미래' 문구 현수막 앞에서 회견

일부 대목서 목소리 떨려…24일 오후 첫 '무소속' 공식 행보

(서울·대구=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 총선후보 공천의 '태풍의 눈'이었던 유승민 의원이 결국 거함 '새누리호'를 버리고 4·13 총선 전선에 홀로 나서는 결정을 택하면서 전례없었던 '공천 드라마'를 마무리지었다.

유 의원의 4·13 공천 문제를 마무리해야 할 데드라인이었던 23일 새누리당은 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중앙당이 있는 서울에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오후 김무성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한밤 두 번째 최고위까지 모든 당 일정이 유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에서는 공천 문제가 불거진 이래 수일째 칩거 중이던 유 의원과 취재진간에 숨바꼭질이 이어졌고, 유 의원이 오후 한때 잠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유 의원의 행적을 뒤쫓으려는 취재진과 유 의원 간 도심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에서 오전 9시 열린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유 의원의 공천 문제를 두고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격론이 오갔지만,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정회했다.

이 자리에서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은 유 의원의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 공개발언을 아껴온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오늘도 그랬고, 이전 비공개 최고위 때도 경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했었고, 유승민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했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공개 발언'이 유 의원의 공천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진 공관위의 분위기를 뒤짚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김 대표 본인이 수시간 만에 말을 바꾸면서 도리어 혼란만 가중됐다.

김 대표는 오후 5시 30분께 돌연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유 의원의 대구 동을 지역구에 대해 "오늘 공관위에서 합당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는게 옳다"면서 "(유 의원이 공천을 받지 않은 채) 출마를 하려면 오늘 밤 12시까지 탈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구 용계동에 위치한 유 의원의 지역 사무실은 서울과 지역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지지자들로 하루종일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또 유 의원이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친의 자택과 탈당계를 접수하게 될 대구시당 등 곳곳에서 취재진들이 유 의원을 찾아 나서면서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

지리한 기다림이 계속되던 찰나 유 의원이 오후 3시께 대명동에 위치한 모친의 자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칩거 8일만이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오늘 중으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는 한마디만 남긴 채 입을 굳게 닫았다.

이어 유 의원이 용계동의 자택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취재진이 유 의원을 놓치지 않으려고 차량으로 뒤를 쫓으면서 약 13㎞에 달하는 구간에서 때아닌 도심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 의원은 자택 도착 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시선은 또다시 공관위 회의가 열릴 서울 여의도 당사로 쏠렸다.

하지만 오후 7시 열린 공관위 회의 참석 차 당사를 찾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대구 동을 지역구에 대해 "무공천은 있을 수 없다"며 김 대표의 주장을 단번에 일축하면서 또다시 상황은 미궁으로 빠졌다.

이변은 없었다. 공관위가 또다시 유 의원 공천 문제에 대한 결정을 보류, 최고위로 공을 넘긴채 이날 오후 10시를 조금 넘어 산회한 것.

무소속 출마를 위한 당적 변경 시한이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내려진 이같은 결정은 사실상 유 의원의 자진 탈당 또는 불출마를 압박하는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졌다.

공관위의 이같은 회의 결과가 전해지자 잠잠했던 유 의원의 지역 사무실은 곧장 회견 준비에 들어갔다.

취재진과 각종 집기만 가득했던 사무실 공간에 흰색 바탕에 붉은색, 파란색으로 쓰여진 "대구의 힘, 대구의 미래"라는 문구만 담긴 현수막이 새로 내걸리면서 현장에서는 유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직감했다. 새 현수막에는 '새누리당' 로고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 50분이 조금 안돼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 의원은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단상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즐겨 매는 붉은색 타이 대신, 짙은 남색 정장에 주홍색 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유 의원은 자신의 결단을 압박하는 공천 지연 사태에 대해 "당의 모습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한 뒤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시종일관 단호한 목소리로 회견문을 읽어내렸으나,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어느 위치에 있던 당을 위해 제 온몸을 던졌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다'라는 구절에서는 잠시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유 의원의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에서는 두 번째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었지만, 최고위원들은 생중계 중이던 유 의원의 회견을 지켜보지 않고 회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

유 의원은 회견 후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 및 직원들과 20여분간 악수를 하고, 부둥켜 안기도 하며 인사를 나눈 뒤 차를 타고 떠났고, 숨 가빴던 하루일정을 마쳤다.

11시 20분께 유 의원의 대리인이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유 의원은 공식적으로 '무소속'으로 변신했다.

유 의원은 이르면 24일 오후께 무소속 후보로서 첫 선거 관련 외부 행보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자등록은 필요한 서류 작업 등을 마치는 대로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유 의원 측은 밝혔다.

한편, 유 의원의 공천 문제에 대한 관심은 이날 하루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유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오후 한때 트래픽 과다로 서버가 다운됐고, 포털사이트에서는 유 의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minaryo@yna.co.kr

☞ 성폭력 피해 여성, 재판도중 말 바꿨다가 벌금 500만원
☞ 20대女, 성관계 매뉴얼·에티켓 교육받고 日원정성매매
☞ 선후배 대면식서 술 마신 새내기 대학생 숨져
☞ 나체물놀이 '꽃청춘'에 중징계?
☞ '술 취한 여성 끌고가 몹쓸 짓' 태권도 사범들 감형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