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코너' 몰린 문재인..퇴진요구 '봇물'

박주연 2015. 12.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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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5.12.0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연 김태규 전혜정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막다른 코너에 몰렸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의원들의 퇴진 요구가 갈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주승용·오영식 최고위원의 사퇴에 이어 9일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사실상 당무거부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봉근·조호권 전 광주시의회 의장 등이 10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천정배 신당으로 합류키로 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당내 호남 비주류 의원들이 조만간 탈당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문 대표가 말그대로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수도권 의원을 포함한 과반 이상의 의원 의견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는 문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안 전 대표에게도 (혁신전대 요구 및 탈당) 입장을 내려놔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비주류인 구당모임은 이날 오전부터 회동을 갖고 문 대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구당모임에는 김영환·장병완·노웅래·최원식·신학용·이찬열·정성호·강창일·유성엽·김동철·변재일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구당모임에서는 "양 초선들의 몽니정치에 우리가 놀아나고 있다", "자당 의원들을 공천요구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사람이 대표인 현실에 회의를 느낀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대표로 뽑았는지 창피하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꼬리를 물었다.

이중 최근 당무감사 거부로 징계위기에 처한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표를 당 대표 지위에서 퇴진시키는 엄중한 중징계에 처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당무위원회도 비주류의 반발로 진통을 겪었다.

당초 당무위는 궐위 최고위원 선출 규정과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는 내용을 논의키로 했지만 진통 끝에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회는 주승용·오영식 최고위원의 사퇴로 인한 공석을 채우지 않고 현재의 7인 체제로 유지된다. 앞으로 최고위 의결은 7명의 과반인 4명의 찬성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일부 비주류 당 지도부가 회의에 들어오지 않은 것과 관련, "당무를 거부하려면 당직을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당무 거부 사태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원내대표는 전체의원을 아울러야 하는데 특정 계파에 서서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개인성명을 내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단 두 달만이라도 서로 화합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그는 "보수 진영과 일부 언론들은 민주당을 '친노-비노' 프레임에 나누고 계파 갈등을 부추겨 분열을 의도한다"며 "우리 당 60년의 자랑스러운 문화는 승복의 문화이고, 민주적 정통성 존중의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당무위원회와 의총에서도 문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들도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혁신전당대회'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촉발된 야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앞날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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