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말 바꾸기' 논란.. 10년 전에는 "조기 경찰력 투입 불가피" 지금은 "왜 이리 강경하냐"

2013. 12.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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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파업 중인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본부에 공권력을 투입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이틀 연속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문 의원은 2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강조하는 민생의 중심에 노동이 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핵심도 노동"이라고 지적하며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적처럼 대하면서 민생을 말하고 국민의 행복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올린 글에서도 "왜 이리도 강경하냐?"면서 "대화와 협상이 먼저여야지 공권력이 먼저여서는 안 된다. 공권력투입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공권력 행사는 정부의 소통과 대화능력 부족을 보여줄 뿐"이라며 "물리력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문 의원의 이 같은 입장이 10년 전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때와 정반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003년 6월 당시 노무현 정부는 철도노조의 불법 파업과 관련해 조기에 공권력을 투입해 철도파업의 장기화 국면을 저지했다. 철도노조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철도시설공단법 등 법안이 철도 민영화의 사전단계라며 법안의 국회 통과저지 등을 내걸고 총파업을 진행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민정수석으로부터 철도파업의 경찰력 투입의 필요성을 보고받으며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공권력 투입을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 회의에서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단체 행동에서 발생한 불법은 엄정 대처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조의 주장을 대폭 수용해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데 앞장서야 할 국가공무원 신분으로 합의를 뒤집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권력 투입 직후에는 "이번 철도 파업의 경우 대화와 타협의 소지가 전혀 없었고 조기 경찰력 투입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23일 국회 브리핑에서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은 '노조가 복귀의 전제 조건을 달아선 안 된다. 철도파업의 경우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다. 공사화 반대 등 정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인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3년에는 정부가 대화를 통해 노조 측의 입장을 많이 수용한 상태였다"라며 "공권력도 지금처럼 파업 지도부를 강제로 체포하거나 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행사한 게 아니라 농성 중이던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해산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선 여전히 논쟁이 뜨거운 상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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