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냐 버티기냐..유승민, 김무성과 대책 논의(종합)
대구서 상경후 귀가 안한 채 여론·당내 기류 살피며 장고
비박 "물러나선 안돼"…친박 "사퇴만이 당청복원 첫걸음"
서청원·이정현·김태호·이인제 등 '사퇴 불가피론'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8일 자신을 향한 당내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거센 사퇴 압박 속에서 주말 내내 대외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 메시지에도 청와대가 싸늘한 반응을 보였고, 친박계 의원들의 사퇴 요구 목소리는 더 거세지고 행동의 조직화 양상까지 보이자 깊은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버텨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서 친박계의 사퇴 압박이 비박계의 임계치를 벗어난다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날 요양 중인 부친을 만나기 위해 대구로 내려갔다가 이날 오후 상경한 유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와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오늘 저녁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일단 전화통화만 하고 최근 상황에 대해 상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말 동안 공식 일정 없이 최대한 조용히 움직이며 여론 추이와 당내기류를 지켜보며 신중모드를 이어간 유 원내대표는 상경 직후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본인의 거취 결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고, 주말 동안 청와대 쪽과 연락했느냐는 물음에도 "이야기 못 하겠다"며 입을 꼭 다물었다.
이처럼 유 원내대표가 함구 모드에 들어간 까닭은 주말 동안 친박·비박 간 '집안 싸움'이 점입가경 모양새를 보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지난주 고개를 숙이며 '반성문'을 낭독한 스탠스대로 박 대통령의 마음이 풀리기를 기다리며 당·청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실행 플랜을 내놓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원내대표직을 고수하며 변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이다.
특히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 원내대표가 물러날 경우 여권이 더 혼란에 빠져들면서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원내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점도 유 원내대표로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그러나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유 원내대표가 있는 한 당·청 관계는 더 이상 '보수·개선'될 수 없는 상태라는 게 친박들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와 청와대의 신뢰는 이미 무너졌다"며 '깨진 유리잔'에 비유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당청관계 복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버티기를 고집하는 한 당청관계는 계속 파탄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만이 여권 혼란을 종식시키는 첫 걸음이라는 인식이다.
현실적으로 공개적으로 '불신임' 의사를 표명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사퇴요구가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유 원내대표가 계속 버텨 대통령과 여당이 계속 등을 돌리는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의원들 사이에 고개를 드는 점도 변수이다.
실제로 이정현 최고위원 외에 서청원·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도 여권 내홍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청와대와 최종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협상을 밀여붙여 파국을 가져온 일인데 원내대표 아니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사퇴가 정도다. 정도로 가면 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친박계를 중심으로 사퇴 압박의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유 원내대표는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물론 청와대측과도 접촉을 다각도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29일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의 의견들을 들어보고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집단 사퇴여부 또는 의원총회 소집 요구 등을 지켜보면서 거취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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