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지난 10월 23일 돌발적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던 김태호(사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2일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명분 없는 사퇴에 더 명분 없는 복귀", "초짜 어린애 정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향후 김 최고위원의 행보에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복귀를 선언하며 "경제도 살리고 개헌도 살리는 길이라면 모든 것을 잃어도 후회하지 않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경제를 죽이는 개헌이 아니라 경제살리기가 개헌의 필요조건이 돼야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경제를 살린 다음 개헌을 논의한다면 국민도, 대통령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후 개헌 논의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를 다시 한 번 주장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표는 있지만 책임이 없다는 것을 통탄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의 전격적인 복귀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김 최고위원의 복귀를 의결하면서 예상됐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한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칼을 왜 뽑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칼을 뽑았으면 장외에서 소리를 높였어야지,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며 "(최고위원 복귀는) 정말 웃기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사퇴와 복귀 과정에서 당·청 갈등의 계기가 됐던 경제 활성화와 개헌 사이에서 쉽게 이해 못할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의원은 "사퇴의 변 때도 그랬지만 복귀의 변도 몇 번을 읽어 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명분 없는 사퇴와 더 명분 없는 복귀로 김무성 대표 측의 신뢰도 잃고 친박계에도 믿을 수 없는 인사로 찍혔다"며 "가벼운 처신이 두고두고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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