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입' 이정현, 결국 靑홍보라인 구원투수로

김형섭 2013. 6. 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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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홍보 감각 겸비하고 도덕성도 문제 없어 '선택'정무수석 관련, "정해진 것 없다"…조만간 이뤄질 듯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이른바 '윤창중 사태'로 붕괴위기에 몰린 청와대 홍보라인의 구원투수는 결국 이정현 정무수석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이 수석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수평이동'키로 했다. 지난달 22일 윤 전 대변인의 상관인 이남기 전 수석의 사퇴로 홍보수석 자리가 공석이 된지 13일만이다.

'박근혜의 입'이라고도 불렸던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측근 중에서도 핵심측근으로 꼽힌다.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언론 창구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차기 홍보수석 후보에 이 수석의 이름이 항상 '0순위'로 거론돼 왔던 이유다. 하지만 이 수석의 홍보수석 기용설에는 항상 물음표가 따라 붙었던 것도 사실이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의전서열상 홍보수석보다 정무수석이 윗자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이 수석에게 '구원등판'을 지시한 것은 이달 말 중국 방문을 앞두고도 아직까지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청와대의 '인물난'과 홍보수석으로 이정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인물론'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윤창중 사태가 커지게 된 주요 원인으로 PD 출신인 이남기 전 수석의 정무감각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때문에 차기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도 정무감각이 뛰어나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지난 1984년 민정당 구용상 전 의원 캠프에 합류한 이래 정치권에서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수석이 홍보수석 후보로 거론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만큼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 역시 차고 넘친다는 평가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홍보수석 자리는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인사의 판단기준으로 작용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언론인 출신은 아니지만 기자들과의 활발한 접촉을 통해 언론계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남기 전 수석은 홍보수석이라는 자리가 무색할 만큼 기자들과의 빈약한 소통을 자주 지적받은 바 있다.

잇달은 고위직 낙마로 청와대 인사의 '도덕성'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 부분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수석은 30년 가까이 정치권 활동을 하면서 도덕성 문제로 구설에 오른 적이 없다.

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수석의 재산은 4억4000여만원으로 청와대 수석 가운데 가장 '가난한' 수석으로 꼽혔다. 4억여원 상당의 서울 관악구 청림동의 아파트(123.29㎡)가 재산의 대부분이었으며 채무도 1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한편 이 수석의 수평이동에 따라 공석이 된 정무수석 인선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홍보수석과의) 겸임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다만 6월 임시국회를 맞아 여의도와의 원활한 협력관계를 위해서는 정무수석을 오래 비워둘 수 없는 만큼 조만간 후속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수위 시절 이 수석과 함께 정무수석 후보군에 이름이 올랐던 권영진·이종혁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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