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미안하다, 고맙다" 1주기 추모 행사 600여명 참석

박홍두 기자 2012. 12. 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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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점령하라!'는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유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1주기에 즈음해 28일 열린 김 상임고문 추모행사는 내내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1주기 추모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 청사에서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김 상임고문의 옥중 서신 중 '이제 나는. 다시 일어나'라는 구절이 이날 행사의 주제였다. 600명이 넘는 추모객과 함께 김 상임고문과 가까웠던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최규성·이인영·우원식·홍의락·유은혜·설훈·이춘석·진성준 의원 등이,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측에서는 유민영 전 대변인, 허영 전 수행팀장 등이 나왔다.

추모문화제에서는 김 상임고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희망은 믿는 사람에게 먼저 온다. 희망은 먼저 일어선 사람들만 볼 수 있다. 여러분 함께 일어섭시다." 김 상임고문의 육성이 스크린 영상으로 흘러나오자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민주통합당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1주기를 이틀 앞둔 28일 저녁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수의를 입은 김 고문 사진을 배경으로 추모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김 상임고문의 부인인 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2012년을 점령하라'는 유지를 이루지 못해 그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희망을 잃지 말고 이제 매일을 점령하면서 살자. 여러분 자신의 희망의 씨앗이 바로 김근태의 부활이다"라고 말했다.

공동추모위원장인 함세웅 신부는 "김근태님의 유언과 권고를 저희들이 실현하지 못했다"며 "그가 생전에 항상 말했던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속죄의 마음으로 1주기를 보낸다"고 말했다. 최규성 의원은 "김근태와 함께한 지난 시간이 생각나 더욱 부끄럽다"며 "떠나간 김근태가 우리에게 필요한 때다. 희망의 근거를 만들었던 당신이 몹시 그립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개인적으로 학교 선배이시기도 하지만, 제가 학교에서 잘리고 나중에 인권변호사로 있을 때도 늘 아껴주셨다"며 김 상임고문과 함께한 추억을 얘기했다. 이어 "김근태 선배님이 저희에게 남겨주신 숙제를 다 마칠 때까지 그는 우리 마음속에 살아계실 것"이라고 했다. 아웅산 수치 버마 민족민주동맹 사무총장도 추모메시지를 영상으로 보내오기도 했다.

추모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김 상임고문 추모행사를 연다. 29일에는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추모미사 및 추도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어 같은 날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의 김 상임고문 묘역에서 참배행사가 진행된다.

<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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