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식물국회 아닌 식물여당이 문제"..朴대통령 회견 반박
"노동·경제활성화법 처리지연, 선거구협상 결렬 여당 책임"
"위안부 협상 무효…북 제재 필요하지만 제재만으로는 안돼"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14일 성명을 내고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쟁점법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식물국회가 아니라 식물여당", "새누리당 배후에 있는 대통령이 문제"라며 역공을 취했다.
또 "박 대통령의 담화에 민생은 없었고, 경제정책에는 서민과 중산층이 빠져 있다"며 "소득 불평등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한국경제는 단 한발도 더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당초 이날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의 회견을 반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런 형태의 회견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성명으로 대신했다. 문 대표는 오는 17일이나 19일께 신년 회견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노동법안 처리지연은 정부여당 고집 때문" = 문 대표는 쟁점법안 처리 지연의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고 지적한 뒤 구체적인 법안을 거론하며 협상 상황을 소개했다.
정부여당이 제출한 5개 노동법안 가운데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과 파견법(파견근로자보호법)의 경우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처리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 당은 나머지 3개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누누이 제안했지만 정부여당은 일괄처리만을 고집하며 무작정 밀어붙였다"며 "정부여당의 편협한 고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제활성화법 지연도 정부여당의 약속 파기 때문" = 문 대표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에 대해 "우리 당은 당초 61개 재벌집단 모두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10대 재벌·대기업까지로 백보 양보했다"며 "그러나 정부여당은 전체 재벌·대기업에 대한 특혜만을 고집하며 타협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청와대 회동 합의대로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한다면 지금 당장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테러방지법 역시 연말 릴레이 협상 끝에 대테러 대응기구를 총리실에 두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이 나흘 만에 합의를 파기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북한 인권증진의 노력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평화 정착을 위한 방향으로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는 문구 삽입을 거부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구획정 결렬 책임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 문 대표는 "선거구획정 협상 결렬의 책임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있다"며 "십여 차례 협상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단 한 번도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식물국회가 아니라 식물여당이었다. 청와대 눈치 보느라 제대로된 협상 한 번 못하는 무능한 집권여당을 만든 것은 대통령 자신"이라며 "국회를 '통법부'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대통령은 국회를 탓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위안부 협상은 무효" 재확인 = 문 대표는 위안부 협상이 무효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 "협상이 최상의 결과라며 인정해달라는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럽다"면서 "일본 정부에 대해 한 마디 반박도 못하면서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치부하는 정부의 난청이 답답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선 "역사교과서 집필진 공개를 먼저 하라"며 "누가 집필하는지도 모르고 밀실에서 만들어진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누리과정이 '대통령의 간판공약'이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사과와 공약이행을 촉구한 뒤 "가장 무책임하게 공약을 파기한 대통령이 포퓰리즘 운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북 제재 필요하지만 제재만으로는 안돼" =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북핵 해법에 대해 "단호한 의지는 있었으나 근본적 해법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의 주체임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주변부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며 "미국만 바라봐서도, 중국에 의존할 일도 아니다.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처럼 즉흥적인 대응은 군사적 긴장만 높일 뿐"이라며 "제재는 필요하지만 제재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라며 동북아 다자간 평화안보협력체제 병행,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유도, 6자회담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안보와 경제를 많이 강조했는데 그 속에 진짜 민생은 없었고,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내는 진짜 안보는 없었다는 것을 총평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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