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적 전면대결' 발표 배경과 전망

입력 2009. 1. 17. 19:56 수정 2009. 1. 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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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이 남한에 대해 `군사력에 의한 전면대결'이라는 매우 위협적인 카드를 꺼내들고 압박에 나섰다.

북한 군부가 지난해 12월 군사분계선의 통행에 대한 제한.차단을 골자로 하는 `12.1조치'를 내놓은 데 이어 거듭 대남 관계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남북장성급회담의 북측 단장은 지난해 12.1조치를 발표하면서 "1차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수위를 높인 추가 조치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었다.

이번 발표에서 서해 북방한계선을 지목하면서 군사적 대응조치 언급한 점과 이례적으로 군복 차림의 총참모부 대변인이 TV에 출연해 발표한 점은 자신들 발표의 '엄중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경우에 따라선 남북간 군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양상으로 정세가 전개될 수 있음을 전망케 한다.

이번 조치의 이유로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북남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고 서슴없이 공언했다"고 주장, 자신들의 거듭된 요구와 압박에도 대북 정책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불만을 표시했다.

북측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정부에 대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입장 표시"를 촉구해 왔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일단 이번 성명은 액면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남북관계 단절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남쪽 정부에 대한 일종의 경고인 셈"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군사적 대응 조치라는 직접적인 위협 카드를 들고 나선 것은 경제위기를 겪는 남한의 취약점을 노린 고강도 압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가 아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마저 군사적 긴장이 크게 높아질 경우 남한의 국가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북측이 활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대남 비난포문을 열었던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에서 "남조선이 우리와 등지고 대결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북한 군부의 이번 성명은 또 미국의 오바마 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의 심각성을 '입증'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펼 것을 주문하려는 의도도 담은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북한은 15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이어 17일 다시 외무성 대변인 성명,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애초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북한이 미국 새 정부의 응수를 타진하고 시험하는 긴장 고조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북한문제가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사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위기상황을 고조함으로써 북미 양자회담의 조치 개최 등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에 대해선 실질적인 위협 행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한을 겨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측의 주된 의도가 어디에 있든, 문제는 이번 조치가 실제적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일이다.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은 남쪽에 대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천명하면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고수할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북한의 공식 서해 해상분계선은 총참모부가 1999년 9월 발표한 것으로, 우리의 북방한계선(NLL) 안쪽으로 들어와 있다. 따라서 북측이 이 선을 고수하고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남북 해군간 충돌을 배제할 수 없다. 서해상에서는 이미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교전이 발생했었다.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총참모부는 군의 전투를 지휘하는 군령권을 가진 조직으로,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한다"며 "행동을 전제로 한 성명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경제위기에 안보위기가 덧씌워진다면 정말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현재는 상황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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