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유가족 표정.. "포상 휴가 나왔던 모습 선명한데 너무 안타깝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숨진 서정우(22) 병장의 광주 진월동 집은 현관문이 굳게 닫힌 채 비보를 듣고 몰려온 이웃 주민들만 주변에서 서성대고 있었다.
서 병장의 집 아래층에 사는 주민은 "이런 일이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파트 상가 주인은 "서 병장 어린 시절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크는 것을 지켜봤고 지난 여름 건강한 모습으로 포상 휴가를 나온 모습이 선명한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병장의 미니홈피에는 추모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 병장은 말년 휴가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서 병장은 미니홈피 초기 화면에 "배야 꼭 떠라 휴가 좀 나가자"라고, 지난 3일자 일기에는 "3주만 버티다가 13박14일 말년휴가 나가자"라고 적어 휴가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후 9시 현재 방문자는 11만8000명을 넘어섰으며 접속자 폭주로 한때 접속이 제한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서 병장의 게시물마다 근조 리본과 함께 "삼가 고인을 애도합니다"라고 조의를 표하고 "미안하다"는 댓글을 연이어 달았다.
지인으로 보이는 김모씨는 "아니길 바라고 바랐는데, 매일 전화했었는데, 이제 못하는 거냐"며 "좋은 곳으로 가기를 항상 기도할게"라고 말했다.
아들이 해병이라고 밝힌 홍모씨는 "며칠만 기다렸으면 그리워하던 사회인이 됐을 텐데 안타깝다"며 "다툼 없고 평화로운 곳에서 태어날 거다. 이런 나라 만든 우리 또래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백모씨는 "서정우 병장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이 땅에 더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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