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자주포 왜 '먹통'인가 했더니..

입력 2010. 12. 3. 18:12 수정 2010. 12. 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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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ㆍ서경원 기자 @wishamerry>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K-9 자주포의 고장이 우리 군의 즉각 대응에 장애요소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주포는 북한군의 대응전력으로 우리 군이 자랑하는 무기. 그런데 왜 비상 상황에서 작동이 안된 걸까. 그 원인이 K계열 전투장비의 정비를 담당하는 군무원 30여명이 '빈자리' 상태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매일 '닦고 조이고 기름쳐야'할 자주포를 인력부족을 이유로 방치해 둔 것이다. ■성능만 좋으면 뭐해...정비할 사람이 없는데...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예ㆍ결산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의 K계열 궤도 전투장비에 대한 정비를 맡고 있는 욱군종합정비창 소속 궤도장비정비단의 군무원 총 625명 중 32명이 지속적 결원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K계열 궤도 전투장비란 K-1 전차나 K-9 자주포처럼 국내 기술이나 라이센스를 통해 만들어진 궤도 전투장비들을 의미하며, 현재 육군의 주력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무기에 대한 정비활동이 평시에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비상사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위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육군종합정비창 궤도정비단의 군무원 결원상태(32명)가 지속되고 있다"며 "군은 예산을 절감할 방법을 찾을 게 아니라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노력을 병행하여 군직정비 능력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가 결원 인원을 비정규직으로 대체채용하려는 계획에 대해선 "일용직 채용을 위한 군직능력 확대 계획은 임시방편으로서 육군종합정비창의 중ㆍ장기적 능력 확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타당성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는 오히려 인력운영에 대한 통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군무원 증원을 위한 방편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여타 정비단의 결원도 ▷총포장비정비단 9명 ▷차량일반정비단 15명 ▷통신전자정비단 5명 ▷항공기정비단 7명 ▷특수무기정비단 3명 등 총 3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총포, 차량, 통신기기, 항공기, 특수무기 등의 정비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계열 전투장비의 고장 문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발생해왔다. 지난 9월에는 육군이 K-9 자주포에 들어가는 부동액을 잘못 넣어 엔진 38점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K-1 전차의 경우 지난 1985년 이래로 총 9차례 포신파열 사고가 발생했는데 대부분 포신 내부의 이물질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80발 중 겨우 15발 명중...실전 사격 부족 탓?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우리 군이 대응사격한 80발 가운데 15발만 북한 포대 부대(중대본부) 진지 안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명중률을 높이는 등 대응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우리 군의 K-9자주포 탄착지점은 북한 무도기지 바다에 인접한 쪽의 진지에 10발, 나머지 5발은 막사와 지원시설로 추정되는 건물 사이에 일렬로 형성돼 있었다.

우리군의 대응사격 이틀후인 25일 촬영된 이 사진은 우리 군이 발포한 포탄 탄착지점이 포착된 무도 지역의 위성사진과 이를 절반으로 축소한 위성사진 등 모두 2점으로, 북한군 기지 내 막사 및 각종 지원시설의 모습과 함께 노란색 원으로 15발의 탄착 지점이 표시돼 있다. 하지만 이들 사진상으로는 북한의 방사포나 해안포가 직접 타격을 입은 흔적이 없다.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대응에 우리 군이 발사한 포탄은 총 80발이지만 탄착지점은 무도 15발과 개머리지역 20발 등 총 35발이고 그나마 개머리지역의 20발 가운데 14발은 모두 논ㆍ밭에 떨어진 것으로 이미 확인됐다.

명품무기로 손꼽히는 K-9자주포로 5분 안에 대응사격할 수 있으며 북한진지를 쑥대밭이 된다는 군의 주장과 차이가 큰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백발백중을 주장하던 군의 K-9자주포가 절반의 명중률도 확보하지 못하는 만큼 철저한 실전 사격훈련 등을 통해 명중률 제고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군의 입장의 이와 다르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의 첩보분석 결과 방사포 진지를 중심으로 북한의 방사포 일대에 다수의 탄착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K-9자주포는 40km거리에서 사격할 경우 오차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날 풍속 등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표적데이터를 입력해 명중률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주국방네크워크 신인균 대표는 "포 사격은 몇 발의 수정사격을 통해 거리와 편차를 고친 후에 목표물에 타격을 가할 수 있지만 급박했던 상황에서 수정할만한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il@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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